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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터넷 산업 전망] 올해 글로벌 시장 뒤흔든 알파고·포켓몬고, 국내 기업에 신선한 충격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1 17:36

수정 2016.12.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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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경쟁력 뒤지지 않아"
구글·애플 등 글로벌 공룡, 자율주행차·물류 등과 결합
발빠르게 서비스 선보여
상대적 몸집 작은 韓 업체들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2017 인터넷 산업 전망] 올해 글로벌 시장 뒤흔든 알파고·포켓몬고, 국내 기업에 신선한 충격

올해 세계 인터넷 산업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공간정보를 활용한 지도 서비스,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등 신기술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광속(光速) 기술경쟁'을 실감하는 한 해였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강한 기술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이 기술충격을 '예방주사'로 바꿔 받아들였다. 그동안 시장형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 개발실에만 머물러 있던 AI, AR 등 신기술을 발빠르게 서비스로 응용하면서 기술력과 상품력이 글로벌 업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힘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이 그동안 인터넷 검색, 포털 등 단순 인터넷 서비스를 넘어 전자상거래, 물류,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산업과 기술을 결합하면서 디지털 경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의 '광속 기술경쟁'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상품력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한 한 해였다.

■글로벌 대기업과 격차 '체감'

11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세계 10대 시총기업의 1~4위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순위는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우리나라 IT기업들은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순위에도 들지 못하고 있고 미국, 중국 기업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17대 인터넷 기업들의 역대 최고 시가 총액 합계는 66조원. 이는 중국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3개 기업의 총 시총 540조원의 8분의 1수준이고, 미국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네기업 시총 합계 1800조원대의 28분의 1 수준이다.

이같은 몸집의 차이는 올해 3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선보인 '알파고'를 통해 기술력 차이, 상품화.시장 선점 능력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자아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두는데 그치며 AI의 위력을 보여줬다. 딥러닝(심층 학습)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익히는 것은 물론 스스로 패턴을 인식해 예측능력까지 배가된 것이다.

이같은 AI 기술은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하면서 AI 비서 서비스로 출시돼 실생활에서 더욱 부각됐다. 알파고가 공개되기 이전부터 출시됐던 아마존의 '알렉사'는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배송을 비롯해 상품 할인 정보도 제공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의 '구글 홈'도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과 연동하면서 거대한 지식 정보 제공은 물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구글과 애플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매진,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을 키워가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구글과 애플은,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면서 전세계 자율주행차의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가동했다.

동영상 스트리밍과 AI, 가상현실.증강현실(VR.AR)에 관심을 가졌던 페이스북은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 페이스북 라이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내 360도 동영상 서비스로 SNS에 또 다른 방식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들 모두 2000년대부터 거대 시장 진출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서 다양한 신사업 분야를 개척했고 기술력까지 갖추며 새로운 흐름을 펼치고 있다.

■"몸집 작지만 기술력 안뒤져"....시장 경쟁력으로 입증해야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에 국내 인터넷 기업과 연구소에서도 그동안 개발실에 머물러 있던 기술을 대방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번역, 음성대화시스템 아미카,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 대중 앞에 공개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시장 경쟁을 선언했다. 자체 개발 웹브라우저 '웨일'에도 AI를 적용해 AI기술력을 입증했다.

카카오는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한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와 이미지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한 포털 다음의 '꽃검색' 등으로 AI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의 한국 정밀지도 서비스 반출 요청으로 촉발된 지도 데이터 활용 이슈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지도서비스 활성화 작업을 촉진시켰다.


공간정보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 서비스 기술을 공개하면서 여러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기업을 자신들의 지도 플랫폼에 포함시키며 활용 범위를 넓혔다.

'알파고 쇼크' 이후 정부도 AI개발 지원을 위한 예산과 정책을 잇따라 내놨고, 지난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한국판 왓슨 AI '엑소브레인'이 인간 퀴즈왕 네 명을 상대로 완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과 달리 한국 인터넷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엔 몸집이 작고 언어장벽이 높다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도 "인터넷 산업이 여러 분야와 융합하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가운데 2016년은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발빠른 대응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당면과제를 제시하는 한 해 였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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