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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유영국 'Work'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17:20

수정 2016.12.15 17:20

응축된 자연의 숭고미
[그림산책] 유영국 'Work'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영국(1916~2002)은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 창립 멤버로 한국의 모더니즘 미술을 리드하면서 '산'을 모티브로 선, 면, 색채로 구성된 비구상적 형태로서의 자연을 탐구했다. 1930년대 일본 유학 시절부터 1999년 건강상의 이유로 절필할 때까지 급변하는 시대적 조류에도 흔들림 없이 일관된 작가적 신념과 조형 의지로 엄격한 구성주의적 패턴 속에서 보편적인 자연의 본질을 추구했다.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패턴의 면 분할, 구축적이고 절제된 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유영국의 기하학적 추상화에는 장대한 자연의 숭고미가 응축돼 있다. 근작으로 올수록 강렬한 원색은 자연스러운 배색으로 어우러지고, 기하학적 패턴은 유연한 라인이 가미돼 한층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근작은 한색(寒色)과 난색(暖色)의 절묘한 운용에서 엿보이는 세련된 현대적 미감에 주목된다.
채도를 달리한 청록색에 회색을 활용해 산을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하면서 가장자리에 세 가지의 난색을 순차적으로 포치해 시각적 입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배색을 통해 나타나는 면비례는 나의 회화 공간에 있어서 절대적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화면에 배치된 색면의 색에 따라 자연스레 산의 음영이 구분되기도 하며,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면비례가 화면을 지배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유영국, 절대와 자유'전이 열리고 있어 내년 3월 1일까지 작가의 작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현희 서울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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