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글로벌 미디어 공룡에 안방 뺏길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17:30

수정 2016.12.15 17:30

넷플릭스.유튜브, 한국서 공격행보..국내업체는 콘텐츠 투자 손도 못대
지상파 방송 재탕삼탕 수준.. 킬러 콘텐츠 확보 서둘러야
글로벌 미디어 공룡에 안방 뺏길라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올 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참여, 해외 독점 방영권을 획득한 데 이어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 '레드'의 핵심 콘텐츠로 K-팝(POP) 스타 '빅뱅'을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까지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 '프라임 비디오'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TV로 방영하면서, 한국인의 거실을 공략하겠다고 나섰다.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이 한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용량 동영상 다운로드 및 실시간 재생을 위한 세계 최고속도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다,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은 월 정액제 형태로 지갑을 열고 있어 시장이 크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인터넷TV(IPTV)와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료방송, 통신업체들은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상파 방송사의 재탕삼탕 프로그램 전송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그나마 몸집을 키워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겠다고 나섰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정부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국내 콘텐츠 사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 이어 중국 러에코도 한국 진출

15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유튜브(구글), 아마존에 이어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러에코(LeEco)도 국내에 합작사를 설립, 양국의 콘텐츠 교류에 나선다. 월간 실 사용자(MAU) 수가 약 7500만 명에 육박하는 러에코는 중국 최대 OTT 사업자다. 러에코는 2004년 설립 당시 넷플릭스와 같이 자체 제작한 동영상 등을 월 정액제로 공급하며 이용자를 모은 후,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커넥티드 카 등 하드웨어(HW)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성공 신화를 쌓고 있다. 즉 러에코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러에코 전용 휴대폰과 TV, 자동차까지 만들며 미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도 진출한 것이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관계자는 "미디어 공룡들을 단순히 동영상 플랫폼으로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러에코가 입증하고 있다"며 "자체 제작 콘텐츠에 빠진 소비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가총액이 19조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국내 OTT 업체 '킬러 콘텐츠' 확보 시급

즉 넷플릭스나 유튜브, 아마존 등 글로벌 ICT 공룡들이 OTT를 고리로 국내 진출에 나선 것을 '찻잔 속 태풍'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의 미디어 콘텐츠 투자 및 유통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일례로 앞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불발로 32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도 유야무야 됐으며, CJ E&M이 자체 제작한 드라마.예능 등 OTT를 무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지만 기득권 계층이 발목을 잡고 있다.
또 종합유선방송사업자도 투자 부실 등 경쟁력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