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친러 틸러슨 美국무 발탁.. 트럼프의 ‘中 압박 카드’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22:04

수정 2016.12.15 22:04

외교 전문가들 대부분 "러 포용 통해 중국 견제
대북 강경기조 유지 전망"
미국 최대 정유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인 렉스 틸러슨의 미 국무장관 지명으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이어지는 미국 신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꾸려졌다. 특히 정통 외교관이 아닌 틸러스가 미국 외교를 관장하게 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다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이들 삼각편대가 국가간 외교에 있어 '지역'이 아닌 '이슈', 특히 경제 문제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국가간 '철저한 주고받기'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 타겟은 '중국'이 될 것으로 이들은 봤다. 중국은 대미 무역 불균형이 가장 심한 국가로 꼽힌다. '친러' 성향인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앉히고 미 정상으로는 37년 만에 대만 총통과 통화하는 등 트럼프 당선자가 보인 이례적 행보의 목적도 '중국 견제'에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앞으로의 내각 인선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담당 선임보좌관,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미 의회 역할도 전임 정권보다는 커질 전망이다.

■"틸러슨은 대중국 협상 카드"

우선 친러 성향인 틸러슨 발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러시아 포용을 통한 중국 견제하기"라고 평가하면서 미 행정부의 대(對)아시아 정책과는 분리해 봐야한다고 말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러시아를 강력하게 끌어들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때문에 아시아 정책이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미 신 행정부의 우선순위가 '통상'이 되다 보니 중국이 부각된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정책이 전반적인 아시아에 대한 정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일 목표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는데 있다는 것이다.

최 부원장은 이어 "미 신 행정부는 앞으로 무역 구조,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국가간 관계를 점검할 것"이라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가 부정적 인식을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미 신 행정부가 "양자 관계를 경제 중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미 FTA가 미국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중산층.서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따져볼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순위 밀려도 대북 강경모드는 유지"

중국과의 대립각에도 불구하고 북핵에 관해서 신 행정부는 제재 압박을 유지하거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성한 전 차관은 "지역적으로는 최고 우선순위가 중동이 되겠지만 북한의 도발을 모른척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미동맹, 중국반발 등 지정학적 복잡성을 간과할 경우 북핵의 중동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강한 액션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덕민 원장도 "이란 핵 협상 타결 당시 공화당에서 제재를 너무 빨리 풀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신 행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강화될 것"으로 봤다.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게 그 근거로 꼽힌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미국 국내경제, 러시아, 중국 문제에 비해 북한 문제에 대한 우선순위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경제적 양보를 취하는 경우 중국에 북한 문제의 주도권을 주고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책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의 인선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김성한 전 차관은 "국무부 부장관에는 외교.안보 베테랑이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반도나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도 "미국의 경우 장관은 외부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고, 실제로는 차관 또는 차관보급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사를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담당 선임보좌관, 미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우리나라와 관련 있는 주요 인사로 꼽힌다.

psy@fnnews.com 박소연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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