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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동지도 없다' ICT업계,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 본격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0 17:30

수정 2016.12.20 22:47

자율주행차, VR, 사물인터넷 등 생태계 확장 무한경쟁
"인공지능 차세대 필수기술, 독점 하면 혁신 막아" 비판
'적도 동지도 없다' ICT업계,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 본격화
구글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한 때 최대의 동지였던 안드로이드 동맹이 마찰음을 내고 있다. 결국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AI 등 플랫폼 시장에서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적도 동지도 없는 무한경쟁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앱이 필요 없는 AI 생태계..주도권 경쟁 본격화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구현하려는 AI 플랫폼은 앱이 필요없는 생태계가 될 전망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영화예매를 하려면 'CGV' 같은 앱을 내려받아 이용해야 하지만, AI 플랫폼에서는 앱을 내려받을 필요 없이 그냥 스마트폰에 대고 "12월 24일 상암CGV에서 오후 8시에 하는 '마스터' 예매해줘"라고 하면 되는 방식이다. 음식배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배달의민족' 같은 앱을 내려받아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일일이 식당과 메뉴를 검색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집 근처 교촌치킨에서 교촌레드콤보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된다.


누가 먼저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해당 AI 플랫폼에 모여드는 서드파티의 규모가 달라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서 AI 플랫폼 주도권 향방이 결정된다.

■"경쟁 활발해져야 서비스도 좋아져"

글로벌 ICT 생태계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구글의 욕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웨이모' 브랜드를 발표하고, 크라이슬러와 함께 자율주행차인 '퍼시피카'를 공개했다. 구글은 향후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개발해 자율주행차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CT 업체는 물론이고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 ICT 업체들도 AI 기술 및 자율주행차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에 안드로이드 OS 종속으로 많은 한계를 느낀 삼성은 자체 OS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차세대 모바일 OS인 바다를 발표했지만 이미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주도한 스마트폰 OS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개발을 종료했다.

삼성전자는 포기하지 않고 2012년부터 인텔과 함께 타이젠 OS를 개발했다. 타이젠은 최근에는 삼성의 스마트워치인 기어S시리즈에 잇따라 탑재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S8을 위해 AI 서비스 준비 중이며,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독점욕이 자칫 활발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ICT 생태계 발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ICT 업계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생태계를 겪은 이후로 ICT 업계에서는 다음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할수록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서비스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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