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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황금의 땅'북미·유럽 정조준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1 17:51

수정 2016.12.21 17:51

넷마블게임즈·넥슨 등 M&A·투자 적극적 움직임
중국 등 아시아시장서 탈피.. 글로벌업체 도약할지 관심
게임업계 '황금의 땅'북미·유럽 정조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국내 게임사들이 북미,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북미, 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끈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2년 반만에 누적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을 정도로 북미, 유럽 시장은 게임사들에게는 '황금의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에 머물던 국내 게임사들이 M&A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국내게임사들의 북미, 유럽 게임사에 대한 투자나 M&A가 잇따르고 있다.

■넷마블, 美 모바일게임사 잇따라 인수… 1조원 이상 투자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넷마블게임즈가 지난 20일 발표한 미국 모바일게임사 카밤의 벤쿠버 스튜디오 인수다. 카밤 밴쿠버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바일게임 스튜디오 중 하나다.


이 스튜디오가 개발한 마블 올스타 배틀은 지난 2014년 12월 출시 이후 누적매출 4억5000만달러(약 537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다운로드 건수는 9000만건 이상이다. 내년에는 만화, 영화 등으로 잘 알려진 '트랜스포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인수금액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최소 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북미, 유럽 게임 개발사들을 물색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북미 모바일게임 개발사 잼시티(옛 SGN)를 1억3000만 달러(약 1550억원)에 인수했고 올해도 이스라엘 게임 게임 개발사 플레이티카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한 중국계 자본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잼시티에 이어 이번에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까지, 북미 게임사 M&A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한 넷마블은 단숨에 북미, 유럽 지역에서도 주목받는 게임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넷마블은 내년 초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인데 이번 M&A와 최근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으로 기업가치가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뛰어넘는 게임업계 대장주로 등극한다는 의미다.

■넥슨, 스마일게이트도 해외 게임사에 투자 확대

국내 대표 게임기업 넥슨은 일찌감치 해외 ㅍM&A에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 2012년, 일본 게임사 글룹스를 365억엔(약 37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북미 게임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도미네이션'이라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한 빅휴즈게임즈의 지분을 지난 3월, 전량 인수했다. 빅휴즈는 '문명2'를 개발한 유명 게임 개발자가 설립한 개발사다.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시장을 휩쓴 스마일게이트도 스웨덴 게임 개발사 스타브리즈에 48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회사를 통해 북미, 유럽을 공략하기 위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은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알려졌다.

아직 성사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M&A를 타진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컴투스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흥행으로 북미 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토종 게임사다.

컴투스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8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으로 컴투스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게임사와의 M&A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직 M&A가 성사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M&A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가운데 25% 정도가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M&A와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며 "특히 서머너즈워가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던 게임사들이 북미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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