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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게임 전쟁 시작됐는데 한국은 잠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2 17:26

수정 2016.12.22 17:26

글로벌 업체 발빠른 투자 美.中 중심으로 시장 주도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은 시장 대중화에 미온적 전망
"선제적 투자.개발 서둘러 초기시장 주도권 잡아야"
게임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도입하는 차세대 게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VR, AR 게임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메이저 게임사들은 이런 신기술을 게임에 도입하는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차세대 게임으로 불리는 VR, AR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초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니티-에픽 등 글로벌 게임사 내년 화두는 'VR.AR'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게임 개발키트 개발사인 유니티와 에픽게임즈 등 주요 글로벌 게임사들은 내년 화두로 VR, AR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 일부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VR, AR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발표한 유니티코리아는 "전세계적으로 VR, AR 게임 개발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티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VR게임을 즐길 때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 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기능을 게임개발키트(엔진) 유니티에 적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HDM를 착용한 상황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양손을 움직이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대표는 "유니티는 VR, AR 게임이 주목받기 전부터 VR, AR에 대한 투자를 확대, 현재 오큘러스, 기어 등 모든 글로벌 VR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약 70%가 유니티 게임개발키트를 활용해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포켓몬고' 등 성공한 게임도 등장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된 '포켓몬고' 역시 유니티 게임개발키트를 활용해 개발됐다. '포켓몬고' 등으로 VR, AR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유니티는 미국과 중국이 VR, AR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니티와 함께 게임개발키트 '언리얼'로 잘 알려진 에픽게임스가 VR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에픽게임스는 오큘러스VR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개발사에게는 로열티를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요금 정책을 내놔 눈길을 끈다.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오큘러스용 VR게임을 제작하면 로열티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통해 언리얼을 활용해 개발되는 VR 게임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에서도 VR게임이 더 많이 개발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VR.AR 투자 '제자리걸음'

그동안 게임 강국이라고 불렸던 우리나라는 아직 주요 게임업체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라는게 문제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아직 VR나 AR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조이시티나 엠게임 등 중견게임사들이 오히려 먼저 VR, AR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한 임원은 VR게임에 대해 "아직 대중화단계가 아니고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30분 이상 즐기기 힘들기 때문에 게임으로 즐기기 적합할지 의문"이라며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성공한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선제적으로 VR, AR 게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게임 위주의 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 위주로 전환되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사례가 있는 만큼, 주요 게임사들의 발빠르게 새로운 기술 도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게임사들도 VR, AR 게임이 대중화 된 시점이 아닌 지금, 가능성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 게임사들이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니티나 에픽게임스는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같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VR, AR 게임의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요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대중화가 더 빨라질 수 있으며 해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도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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