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늘어나는 '법정 피노키오'… 위증 처벌 무겁게 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1 17:22

수정 2017.01.01 17:22

사법질서방해죄 도입 등 사법기관 허위진술도 처벌 법원 양형기준도 강화해야
늘어나는 '법정 피노키오'… 위증 처벌 무겁게 해야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를 통해 증인들의 위증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최씨 등 핵심 피의자 재판에서도 위증이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수사기관의 위증 처벌 등 입법보완과 함께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법정 피노키오'를 근절시킬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위증죄 증가세

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위증 및 증거인멸죄'로 기소돼 1심 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2012년 1181건에서 2013년 1250건, 2014년 1313건, 2015년 1250건을 기록했다. 통계상 위증죄에는 위증죄와 위증교사, 위증방조죄, 모해위증죄 등이 포함된다.

단순 위증죄가 법률에 의해 선서한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함으로써 성립하는데 비해 모해위증죄는 형사사건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법정 증인이 거짓 진술을 했을 때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위증과 증거인멸 등으로 징역형과 금고 등 교도소에 수감되는 인원은 2012년 131건에서 2013년 167명, 2014년 189명, 2015년 132명으로 나타났다. 접수사건과 수감 인원 모두 2012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은밀히 합의가 이뤄지는 범죄 특성상 실제 범죄감소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공식 자료는 없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위증죄에 대한 사건 인지율(인지수사/인지수사+고소.고발수사)은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을 한 사람과 피고인 간 우호 관계가 틀어지면서 고소.고발로 뒤늦게 위증죄가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소돼도 당사자간 미리 입을 맞출 경우 법원 역시 판단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공무집행방해 적용 및 사법질서방해죄 도입 필요

허위 증언이 줄지 않는 것은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그릇된 '의리' 문화가 꼽힌다. 위증을 교사하는 사람이 '갑'의 위치에 있을 경우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는 '피해의식'과 친분에 따른 허위증언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범죄를 계속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이나 자신이 기소된 사건에서 허위진술을 해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점도 위증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형법은 피고인이든 참고인이든 법정에서 선서하고 증언하기 전까지 수사기관의 허위진술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 피고인 본인 사건도 법정에서 허위진술을 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법원의 양형기준이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위증교사를 포함한 단순위증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 모해위증죄는 10년 이하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그러나 대법원의 양형기준은 단순위증죄의 기본형량이 징역 6월~1년 6월, 모해위증죄(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포함)는 징역 10월~2년이다. 가중 요소가 있더라도 최대형량은 단순위증과 모해위증이 각각 최대 3년과 최대 4년으로, 형법상 처벌수위와 상당부분 차이가 난다.

정준길 변호사는 "위증죄는 엄벌이 맞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법부가 자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스스로 권위를 깎아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변호사는 "수사단계의 거짓 진술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과정에서 증언도 가급적 증언내용을 100% 조서에 기재하거나 녹취하는 등 증언의 정확성을 확보, 위증했을 경우 사후적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도 엄벌 기조를 유지해 사회적으로 위증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준길 변호사는 "권위주의적이던 과거와 달리 수사절차가 민주화된 만큼 이제는 (위증죄에 대해) 사법질서방해죄 도입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재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심리안정을 위해 조사상황을 지켜보는 정도인 변호인 참여 권한을 강화하는 등 피의자 인권 보호장치 마련을 전제로 도입돼야 하고 범죄사실 성립여부와 관계없는 지엽적인 부분 위증까지 처벌하는 것은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오는 4일 양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위증죄 양형기준을 상향할지 논의한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