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검증된 '3세 경영' M&A 등 공격경영 주목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2 17:42

수정 2017.01.02 22:10

효성 조현준 회장 승진으로 3세 경영 체제 본격 막올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실용 경영 그룹 전권 맡아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 2005년 디자인 경영 눈길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효성의 새로운 수장으로 조현준 사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재계에 3세 회장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조현준 회장처럼 그룹의 실질적인 1인자이면서도 직급은 '넘버2'인 3세 경영인들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3세 회장 시대는 사실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한한령 등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강력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상황에서 이들 3세 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다.

■검증된 3세 리더십..업계 주목

2일 재계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 회장은 회장직을 내놓고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회사 경영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물려받았다. 이로써 효성은 고 조홍제 창업주-조석래-조현준으로 이어지는 3세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3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


지난해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은 효성의 체질을 바꾸고 3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알짜회사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며 "경영에 있어서는 또래 어느 기업인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재계 맏형인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권을 넘겨 받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와병중인 이건회 회장을 대신해 지난 2년 6개월간 실용주의적 경영을 추구하며 그룹을 이끌어왔다. 특히 바이오와 차량용 전장(전자장비)을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 자리에 오른 것도 책임경영을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취임 이후 곧바로 전장 오디오업체인 하만그룹을 9조3760억원에 인수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재계 순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3세 경영인인 정의선 부회장 역할이 날로 증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현대차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기아차 사장이던 2005년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며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전환한 것은 그의 대표적인 경영 성과다. 프리미엄 전략의 최대 승부처였던 제네시스 론칭도 그의 작품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3세 오너 경영인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이명희 회장과는 달리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즐기는 등 소통을 중시하는 오너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경기 하남에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와 자본을 총동원한 복합체류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은 그의 야심작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3~4년 안에 누적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는 등 성장세가 꺾인 국내 유통시장의 새로운 실험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4세 시대로 넘어간 두산, 준비하는 LG

1896년 설립돼 창립 120주년을 넘긴 국내 최장수 대기업 두산그룹도 3세 경영 시대를 일찍 맞이했다. '형제의 난'으로 3세 때부터는 형제가 돌아가면서 경영을 맡고 있는 두산은 지난해 3월 박용만 전 회장이 조카 박정원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4세 경영 체제를 열었다.

LG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재산이나 경영권 다툼이 크게 일어난 적이 없는 그룹이다. 유교적인 가풍으로 알려진 LG가는 구인회 창업주-구자경-구본무로 이어지는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구본무 회장을 이을 후계자도 LG그룹의 구광모 상무로 좁혀놓으며 4세 경영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정기선 전무, 한화그룹의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등이 유력한 3세 오너 회장 후보로 분류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승계 과정에서 회사의 명운이 갈린다"며 "특히 형제경영과 승계 분쟁을 거치면서 기업도 함께 몰락할 수 있고, 반면 계열 분리 과정에서 또 다른 대기업집단을 파생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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