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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수출 부진 탈출하려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5 17:43

수정 2017.01.05 17:43

[여의나루] 수출 부진 탈출하려면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전년에 비해 5.9% 감소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이 크다는 점에서 수출부진의 지속은 우리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주력 수출품목 중 컴퓨터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고 일부 품목은 두자릿수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또 다른 특징은 수출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시 위기발생 직후 처음 1년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그 다음해에 바로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2011∼2016년 5년간 우리 수출은 연평균 2.2% 감소하며 좀처럼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부진의 요인으로는 우선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에 따른 무역 증가세 둔화를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이 거의 늘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조선, 철강, 가전 등 일부 품목이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수출(금액기준)은 감소했다.

수출부진은 세계 무역구조의 변화에 의해서도 일어나고 있다. 즉 금융위기 이후 국가 간 수입유발 효과가 높은 고정투자가 부진하고 신흥국의 산업발전에 따라 이들 국가의 수입수요가 둔화되며 보호무역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무역구조의 변화에 따라 세계 무역의 증가세는 구조적으로 둔화되고 있고, 과거 매년 5% 이상 빠르게 늘어나던 세계 무역은 2012년 이후 2%대 낮은 증가세에 머물고 있다. 또한 세계 무역구조의 변화와 함께 중간재 무역이 둔화되고 있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세계 중간재 무역은 2001∼2010년에 연평균 9.2% 증가했으나 2011∼2014년에는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간재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은 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출부진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우리나라 제1의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들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 10%대의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경제는 최근 6% 중반 수준으로 성장이 느려지고 있고, 또한 자체 산업 발전에 따라 수입 재화에 대한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중국에 대한 우리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동차, 전자 등 우리 주력 수출산업의 해외생산 확대도 수출부진에 일조를 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장기 부진은 앞서 말한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측면보다는 세계 무역구조의 변화 및 중간재 무역의 둔화, 중국의 산업발전 등에 따른 구조적 현상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 이는 세계 수입수요에 대한 우리 수출의 장기탄력성이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다는 사실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우리 수출은 과거와 같은 높은 증가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무역 둔화에 대한 대책은 물론 수출 증가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고 있는 구조적 현상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수출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은 2000년대 이후 그 구성이 거의 바뀌지 않고 있고 중국 등 경쟁국의 수출경쟁력 강화에 따라 세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4차 산업혁명 관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 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출 유망산업들을 발굴하고 사업화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소비재의 수출 증대를 위해 아세안 시장 등 중산층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수출 마케팅 노력을 강화하고 서비스의 수출산업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출산업구조를 다양화하고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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