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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한국, 도시설계·정비 수준 세계적"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5 19:51

수정 2017.01.05 19:51

[fn이사람]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한국, 도시설계·정비 수준 세계적"

"오래된 뿌리,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능동적인 도시가 좋은 도시 아닐까요."

5일 만난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사진)는 '어떤 도시가 가장 좋은 도시냐'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행복한 도시, 정책과 이상이 잘 매치되는 도시가 좋은 곳"이라면서 "이런 조건을 잘 갖춘 곳은 런던과 파리, 또 우리나라의 서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대학원 학과장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도시설계 및 정비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도시계획 기술을 자문받고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있어 외국의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다시 자체 기술화에 성공해 해외로 진출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험을 자국에 도입하고 싶어하는 개발도상국들이 많다는 것. 이 교수가 학과장을 맡고 있는 국제도시대학원에는 전 세계 60개국의 공무원들이 파견 나와 한국의 도시공학 노하우를 공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가장 최근에 신도시를 성공적으로 건설해본 경험을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라면서 "30년 내에 신도시를 개발하고 계획해본 우리나라는 쉽게 말해 그때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이 아직도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외국에 사례를 전파하기에도 적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서도 그는 외부인의 말을 빌려 평가했다.

학문 특성상 외국과 교류할 일이 잦은 그는 "외국인들은 서울을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라고 표현한다"면서 "종로만 봐도 우주선이 내려앉은 것 같은 종로타워 옆에 600년이 넘는 고궁이 있고, 또 그 뒤는 수천년이 넘는 자연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데 놀란다. 게다가 청계천은 지금 세계적 도시계획 트렌드인 '그린인프라' 재생의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 다이내믹한 첨단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미래의 디지털 문화까지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시티' 개념도 이미 서울에 적용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공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그는 "앞으로 더욱 필요한 학문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남한의 도시화율이 97%나 되는 데 비해 북한은 10%대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도시개발과 관련된 산업은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 성장기에는 모두 분리됐던 인문, 자연, 공학이 이제 서로의 장점을 통합하는 시대를 맞아 '도시부동산기획경영' '해외도시개발과정'과 같은 새로운 학문분야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전공의 통섭을 추구하는 자유융합대학의 초대 학과장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건설업과 부동산 분야가 위축된 이유는 시장의 전환기에 와있기 때문"이라면서 "전통적인 성장기의 도시건설시장이 사라지고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류를 잘 읽으면 한국을 모델로 삼는 나라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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