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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몰업계, 너무 나갔나? '속도전쟁' 중단하고 배송료 현실화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8 16:57

수정 2017.01.09 11:43

지난해 출혈경쟁을 넘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았던 쿠팡,티몬,G마켓 등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배송전쟁이 최근들어 소강상태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온라인 쇼핑기업은 그동안 '속도'를 앞세운 당일 무료배송,총알배송 등의 경쟁을 사실상 중단했다.무료배송 기준을 강화하거나 배송료를 현실화하는 등을 통해 사업 내실화에 나섰다.

■무료배송 축소,배송료 현실화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 주요 온라인쇼핑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무료배송 기준액을 상향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배송료 현실화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무료배송을 해주는 상품구매 기준액을 종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올렸다. 쿠팡은 정규직 배송사원인 '쿠팡맨'을 통해 전국의 '당일배송'을 추구해왔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지난해 11월 묶음배송 서비스인 '스마트 배송'의 구매금액이 3만원 미만인 경우 배송비를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했다.

배송료 현실화와 함께 '배송 속도'만 강조한 초고속 배송경쟁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지난해 9월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대해 실시하던 '2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철회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한시적으로 서울지역 직영몰에서 10만원 이상 구매 시 110분 이내 무료 배송해주는 '110분 특급배송' 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투자비용과 인건비 증가 등에 따라 배송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평균 배송 기간이 1.6일 정도로 사실상 당일 배송체제로 인프라투자 등에 비해 더 이상의 속도 경쟁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속도 경쟁보다는 소비자 편의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혈경쟁으로 인한 적자폭이 확대되는 데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투자유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는 1000억원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 2015년 이들 3사의 투자유치금액이 총 1조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0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별화 경쟁'은 계속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배송료를 현실화하는 대신 서비스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은 쿠팡맨을 활용한 '감성 배송'에 방점을 두고 있다. 쿠팡맨이 고객에게 손편지를 전달하거나 아이가 있는 집에는 아이가 깨지 않도록 초인종 대신 문을 두드리는 등의 방법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티몬은 최근 편의점 업계 1위인 CU와 제휴를 맺고 전국 7000개 편의점에서 24시간 택배를 찾을 수 있는 픽업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베이도 GS25와 제휴해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롯데쇼핑몰도 세븐일레븐과 제휴한 픽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일부지역에서 냉장.냉동 식품의 경우 배송 도착 시간을 지정해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대형마트처럼 지정 배송서비스를 고기, 채소 등 신선식품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는 무료배송을 확대했다.위메프의 '원더배송'은 8000개 취급 상품 중 6500여개에 대해 한 개만 구입해도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고객들이 무료배송과 빠른 배송에 익숙해져 이제는 업체별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배송전쟁의 성패 '지속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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