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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반려동물등록제 실효성 높이자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9 18:09

수정 2017.01.09 18:09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특별기고] 반려동물등록제 실효성 높이자

'우리 몽이'는 큰형님 댁에 사는 반려견이다. 큰형님 부부는 시집 간 조카와 해외에 있는 조카 대신 '우리 몽이'와 정을 주고받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몽이'는 명절만 되면 괴롭다. 일가친척이 명절을 쇠러 큰형님 댁에 모이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과 분주한 집안 분위기로 방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몽이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그럴 때면 형님과 형수님이 '우리 몽이' 방을 자주 들락거린다.


큰형님댁은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평범한 457만가구에서 '우리 몽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며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기와 학대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유기 또는 유실된 반려동물은 8만2000마리에 달한다.동물 유기는 충동적 구매에 따른 변심이나 질병 발생 시 경제적 부담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동물유기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제대로 정착되면 일정 부분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는 반려동물 개체식별과 유기방지를 위해 반려견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등록방법으로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삽입,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인식표 부착 등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각의 방법에는 보호자의 거부감, 분실 위험성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반려견 개체식별 DNA 마커를 개발하고 활용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반려견 세포 내 미량의 DNA는 손가락 지문처럼 유전자 정보가 조금씩 다르다. 이 DNA를 유전자 마커들과 함께 증폭한 뒤 비교.분석하면 개체식별과 친자감별이 가능하다. 범죄과학수사대의 유전자 감식법과 같은 방법이다. 이 마커가 잘 활용되면 유기나 유실된 반려견을 찾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반려동물 산업화 지원기술 개발'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펫푸드에서부터 보호자와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펫용품, 질병을 조기 진단해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반려견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복지 관련 연구를 추진한다.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만족하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반려동물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우리 몽이'처럼 많은 반려동물이 주인과 오랜 시간 서로 의지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최유림 농촌진흥청 축산생명환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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