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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동맹군을 선점하라".. IT업계 합종연횡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0 17:59

수정 2017.01.10 22:28

AI비서 서비스, 자동차.가전.유통 등 전 산업으로 확산
국내외 업체, 플랫폼 개방 등 자사 서비스 사용社 확장 총력
박정호 SKT 사장 "1등 아닌 분야선 1등을 내편으로"
생태계 확장 중요성 강조.. 동맹군 확보 본격 나설 듯
"AI 동맹군을 선점하라".. IT업계 합종연횡

'인공지능(AI) 동맹군을 선점하라.'

AI비서가 자동차, 가전, 유통 등 전 산업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AI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기업들에 내려진 지상명령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실제 참가하지도 않은 아마존의 대화형 AI비서 '알렉사'가 'CES 2017'을 점령하면서다. 이번 CES에서 공개된 차세대 스마트폰, 스마트홈, 스마트카의 두뇌로 채택된 알렉사는 이용자와 해당 기기 간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I비서 서비스의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동맹군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돼 아마존, 구글, IBM 등 글로벌 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업체들도 일제히 글로벌 동맹군 선점을 위해 AI 플랫폼을 개방하며 개발자는 물론 자사 AI서비스 사용기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마존, 클라우드와 AI 통해 ICT 영향력 확대

'CES 2017'에서 포드와 화웨이, LG전자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차세대 신제품에 아마존의 알렉사를 장착하고 등장했다. 음성명령만으로 차량 시동을 걸거나 가까운 주유소를 찾는 것을 비롯해 냉장고로 요리법을 검색하고 필요한 음식재료를 곧바로 주문할 수 있게 개발된 신제품의 두뇌에 모두 알렉사가 들어앉은 것이다.
또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메이트9)에도 알렉사가 탑재되면서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는 아마존이 애플(시리), 구글(어시스턴트) 등과 'AI비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당초 아마존 이용자들이 온라인에서 대화를 통해 쉽게 상품을 검색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도우미로 만들어진 알렉사가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등의 AI 플랫폼이 된 것이다. 특히 아마존이 또 다른 글로벌 서비스(AWS)인 클라우드컴퓨팅(클라우드)에서도 자사의 AI엔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아마존의 AI 권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구글과 페이스북도 외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각각 '빅서'와 '텐서플로'란 이름의 머신러닝(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 SKT, 네이버 등 AI 플랫폼 개방 '총력전'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네이버 등이 AI 플랫폼 개방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비브랩스의 개방형 AI 플랫폼을 이용해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을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각종 생활가전에 연동하는 것은 물론 외부 개발자의 참여도 유도할 방침이다. 즉 음식 배달과 의료, 금융분야 업체들이 비브 플랫폼에 해당 서비스를 연동시키면 곧바로 이용자에게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도 클라우드 기반의 대화형 AI 서비스인 '누구(NUGU)'의 핵심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올 상반기 외부에 공개하고 외부 개발자들과 협력하는 형태로 연계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일 취임과 동시에 "1등이 아닌 분야에서는 1등을 내편으로 만들어라"라며 SK텔레콤 전체에 '협력의 리더십'을 주문하면서 생태계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올해 기업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전략제휴, 사업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동맹군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 중인 AI엔진 '아미카'도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과 연계하는 등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이승훈 책임연구원은 "향후 AI 플랫폼 경쟁에서는 선점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딥러닝과 같은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한 AI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통해 성능이 발전하고 정교해지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이용자와 개발자를 확보한 업체와 후발주자 간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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