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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바람.. 문화·예술계 플랫폼으로 뜬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1 17:18

수정 2017.01.11 17:18

영화로 시작한 크라우드펀딩 공연.음악.전시로 영역 넓혀
뮤지션 발굴부터 공연까지 펀딩.. 미술 활동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이영훈
이영훈

구름
구름

오왠
오왠

영화로 시작됐던 문화.예술계 크라우드펀딩 바람이 공연, 음악, 전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거대 투자자가 아닌 다수 대중들의 소액 후원으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투자 방식이다. 지난 1997년 영국 록 그룹 매릴리언의 첫 시도 이후 문화콘텐츠의 다양성을 높인다는 장점으로 문화.예술계에서 빠르게 확산돼 왔다.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통해 프로젝트별로 펀딩이 진행되던 그간의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에 전문성과 노하우를 가지고 펀딩을 진행하는 플랫폼들도 등장했다. 고객 요청에 따른 아티스트 단독 공연, 뮤지션 토너먼트 경쟁 등 종류도 다양하다.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멜론 티켓은 카카오의 모바일 주문생산 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와 협력해 신개념 예매 서비스 '스테이지 메이커스(Stage Makers)'를 최근 선보였다.
스테이지 메이커스는 공연 일정과 장소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아티스트의 이름만을 공개한 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서 단독 공연을 위한 사전 펀딩이 진행된다. 펀딩 목표가 달성되면 참여 고객들에게 멜론 티켓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정구역 좌석 선점권이 제공된다. 즉 고객들이 주어지는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공연을 만들어 갈 수 있고, 아티스트는 자신의 공연을 원하는 팬들 앞에서 맞춤형 공연을 펼치게 된다.

특히 이를 통해 각 기획사 및 아티스트들은 정확한 관객 수요에 따라 공연을 기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카오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공연 홍보 및 브랜딩이 가능하다. 기획사 규모나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참여가 가능한 만큼 보다 다양한 공연 무대가 마련될 수 있다.

지난 4일 열린 싱어송라이터 오왠(O.WHEN)의 펀딩은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도 안돼 매진됐다. 6일에는 정통파 포크 싱어송라이터 이영훈, 11일엔 인기 인디밴드 '치즈' 멤버 구름의 단독공연 펀딩이 진행됐다.

이미 활동 중인 뮤지션이 아닌,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뮤지션을 발굴하고 음반도 제작하는 토너먼트 플랫폼도 있다. 재미컴퍼니는 뮤지션 토너먼트 경쟁 플랫폼 '재미스타(GemmyStar)'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현재 진행 중이다. 재미스타 앱에는 토너먼트에 참가한 뮤지션들의 라이브 영상이 공개되고, 참여자들은 마음에 드는 뮤지션에게 응원 점수인 '잼'을 클릭해 점수를 줄 수 있다. 최종 우승자 1인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300만원 상당의 음반 녹음과 싱글앨범 제작 지원을 받는다. 걸그룹 걸스데이, 달샤벳의 프로듀서를 지냈던 남기상 재미컴퍼니 부사장이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첫번째 이벤트의 경우 재미스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뮤지션 후보들이 재미스타 앱에서 배틀을 펼쳐 첫 최종우승 뮤지션이 선발됐고, 현재 앨범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 중이다.

'세븐픽쳐스(7Pictures)'는 예술가가 비용, 홍보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작품 활동에 주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술 전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참여자들이 지지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공유하면 후원비용이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참여자가 후원금을 직접 입금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댓글 등이 이뤄지면 그 수만큼 정해져 있는 후원기업이나 기관이 후원한다는 점에서 일반적 크라우드 펀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 6개월간 25개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둔 세븐픽쳐스는 현재 150여명 이상의 프로젝트 예비 작가와 9개 후원사를 보유 중이다.


멜론 티켓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선택해 즐기기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문화산업계의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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