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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AI 번역앱 성과.. 네이버 기술플랫폼 변신 가속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2 17:59

수정 2017.01.1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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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랩스의 실험 성공적.. 올들어 독립법인으로 분사
자율주행차 이달 도로 운행베타테스트 웹브라우저 웨일 업그레이드 후 상반기 출시
통번역앱 파파고 호평 AI가 스스로 빅데이터 학습
인공신경망 기술 적용해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 표현
'기술 플랫폼' 기업을 선언한 네이버가 새해벽두부터 변신에 가속을 내고 있다. 기술개발 조직인 네이버 랩스를 지난 2일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뒤, 네이버랩스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이달 중 실제 도로에 내놓을 예정이다. 또 인터넷 브라우저 '웨일'과 인공신경망 번역서비스 '파파고'도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 랩스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 랩스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자율주행차와 브라우저, 번역기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고, 자율주행차와 브라우저 등을 플랫폼 삼아 여러 개발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해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 전략이다.


이 전략이 새해벽두부터 속속 성과를 내면서 네이버의 변신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교두보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달리고 웹브라우저 웨일은 매주 새단장

12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웹브라우저 '웨일'은 매주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2차 테스트에 돌입해 상반기 안으로 상용버전을 출시하는게 네이버의 목표다.

매주 진행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웨일은 점차 핵심기능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선해 가고 있다. 웹페이지를 분할해서 볼 수 있는 '스페이스' 기능은 한 화면에서 두개의 웹페이지를 볼 수 있는 기능인데, 기존에는 창 크기를 조절했다가 원래대로 복원시키기가 어려웠던 것이 더블클릭 한번으로 해결되도록 했다.

지난 6일에는 '밸리'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밸리'는 웹서핑 도중 관심이 가는 페이지를 모아두는 기능이다. 네이버 쇼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다면 '밸리'에 담아둘 수 있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또 보고 싶은 영상 역시 '밸리'에 담아두고 필요할때 꺼내 볼 수 있는 것이다. 웨일에 대한 베타 테스터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특히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업데이트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에 대한 호평이 많다. 테스터로 선정되지 못한 이용자들은 조만간 진행될 2차 테스트를 빨리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이달부터 본격 속도를 낸다. 일반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구글이 지난 2009년부터 시범 운행을 시작, 수백만㎞를 달린 데이터와 경험을 보유한 것처럼 네이버도 본격 자율주행차 데이터를 확보하면 기술개발에는 가속이 붙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번역앱 파파고,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

네이버 랩스의 또다른 야심작인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 '파파고'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파파고'는 네이버 랩스가 개발한 앱으로 기존 번역 서비스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AI가 스스로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번역하는 최신 번역 기술 '인공신경망' 기술이 적용돼 전체 문맥을 파악해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와 유사하게 번역해준다.

지난 10월 네이버 랩스는 인공신경망 기술을 영어 번역에 적용했고 지난달에는 중국어에도 확대 적용했다. 올해는 인공신경망 적용 언어를 더욱 확대하고 파파고에 적용된 기술을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로 이식하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해외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파파고'의 통번역 기술은 웹브라우저 '웨일'에도 적용돼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파파고는 12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인기 앱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운로드 수도 100만건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네이버 랩스는 인공지능(AI) 비서인 '아미카'와 스마트홈 등 기술과 서비스의 결합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분사와 동시에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인력과 '포켓몬고'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증강현실(AR) 관련 앱을 개발하는 인력을 모집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웨일-파파고, 기술 플랫폼 가능성 증명한다

웨일과 파파고는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 기업을 천명한 이후 처음 선보인 신기술 기반 서비스들이다. 네이버는 자신들의 신기술을 다른 기업들에게 개방,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네이버 이용자들에게 선보인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웨일과 파파고는 다른 기업들에게 신기술이 어떻게 이용자들에게 전달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웨일을 통해 네이버의 서비스가 얼마나 더 이용자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파파고는 다른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서비스로 전환돼 이용자에게 다가가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가 된다. 다른 기업들이 왜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에 올라타야 하는지 보여준다는 의미다.


오는 3월 네이버 대표로 취임할 예정인 한성숙 내정자는 "올해는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다양한 기술들을 네이버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네이버가 모든 서비스를 만들어왔다면 이제는 다른 기업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 것이며, 이를 통해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연결을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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