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내핵이 과연 어떤 물질로 구성돼있는가는 과학자들의 오랜 궁금증이자 숙제였다. 내핵의 대부분이 철과 니켈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학계의 정설로 자리잡았지만, 그 외에 또다른 물질이 있을 것이란 추정도 끊이없이 제기돼왔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핵을 구성하는 물질의 약 85%는 철이고, 약 10%는 니켈로 추정된다. 문제는 나머지 5%의 물질이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이 신비의 물질을 '잃어버린 성분(missing element)'라고도 부른다.
영국 BBC 뉴스 등은 10일(현지시간) 일본 도호쿠대학의 지질물리학자인 오타니 에이지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잃어버린 성분'이 바로 '실리콘(규소)'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인간은 당연히 지구 내핵에 직접 접근할 수없기 때문에, 학자들은 지진파가 내핵을 어떻게 통과하는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내핵이 어떤 물질로 구성돼있는지를 추정한다.
오타니 박사팀은 연구소에 지구 내부와 비슷한 고열과 엄청난 압력을 재현하고 규소와 혼합한 철-니켈 합금에 대해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이들 혼합물에 X레이를 투시한 뒤 관찰된 데이터와 지구 내핵에서 관찰된 지진 데이터, 이른바 지진파가 서로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타니 교수는 "이번 실험은 지구 내핵을 이루는 나머지 5%의 구성 원소가 대부분 규소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나머지 5% 성분이 규소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공간에 규소와 산소가 공존하기는 어렵다면서 따라서 지구 내핵에 산소가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타니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에서 발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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