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울수록 단결해 국난을 극복하는 끈질긴 민족성을 지녔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는 전 국민 금 모으기 운동에 351만명이 참여해 21억달러가 넘는 227t의 금을 모았다. 당시 나랏빚 304억달러를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십시일반으로 국난 극복에 큰 힘이 됐다.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업의 활동을 사회공헌(CSR)이라 한다. CSR는 공동체 유지의 근간이 된다. 부족한 사람과 나누고, 아프고 슬픈 사람을 위로하면서 거기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 준다. 2015년 우리나라의 기부자 유형을 분석해 보면 기업의 기부가 65.5%로 개인 기부(20.7%)보다 훨씬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255개 기업은 사회공헌비로 2조9020억원을 지출해 전년보다 6.8%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우리의 경제현실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 기업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게 홍보, 사회공헌비 등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최순실게이트와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로 인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 불행한 일이다. 극히 일부의 사건이 전체인 양 호도돼 반기업 정서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본지가 17일부터 주 4회 사회공헌면을 신설해 '불황 속에 빛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현장'을 담는다. 사회공헌이 기업경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그 현장을 가감없이 전달함으로써 일부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지금은 국민들이나 기업이나 모두 어려운 때다. 질시와 타박보다는 서로의 응원이 필요한 때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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