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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눈돌린 팬택.. 1분기 동남아에 합작법인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8 18:29

수정 2017.01.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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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통신사와 손잡고 설립.. 안정적인 수요 확보 가능
"기술력으로 충분히 승산" 신제품 출시도 저울질할듯
해외로 눈돌린 팬택.. 1분기 동남아에 합작법인

팬택이 재도약을 위해 해외에 진출한다. 1분기 중 동남아 지역에서 현지 통신사와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계획이다. 대기업 영향력이 높은 국내의 협소한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성을 확보해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에 있는 동남아 지역을 첫번째 공략 대상으로 삼아 성공 가능성을 올릴 계획이다.

■동남아 현지 통신사와 손잡고 조인트벤처 설립

18일 팬택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진출을 위해 동남아 현지 통신사와 JV 설립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을 진행해 왔다"며 "현재 상당 부분 완성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협의를 끝내고 1.4분기 중 JV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지 통신사와 손잡고 JV를 설립하면 단독으로 설립할 때보다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게 팬택의 예상이다.
통신사를 통해 현지 소비자 요구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전용폰 등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휴대폰 시장이 성장기에 있다는 우호적인 환경도 JV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동남아시아 지역 스마트폰 출하량은 2800만대로 전분기 대비 18.1%,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조사에 반영된 국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이다. 특히 이 기간에 출하된 스마트폰의 68%는 150달러 선으로 삼성의 갤럭시J1미니, 오포의 네오5, 에이수스의 젠폰고 등이 인기를 끌었다.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앞으로는 150~250달러 대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 탓에 화웨이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동남아 지역의 경우 딱히 그렇지 않다"면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데다가, 아직 성장기에 있고,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좋기 때문에 팬택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팬택은 JV를 설립한 뒤, 상황에 따라 신제품 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시장, 중소 제조사 생존 어려워

팬택은 경영 악화로 인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거친 끝에 지난 2015년 통신장비업체인 쏠리드에 인수됐다. 지난해 6월에는 무려 1년 7개월만에 신제품 '아임백'을 출시하면서 '귀환'을 알렸다. 아임백은 출시 초기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초기 물량 조절에 실패하면서 목표했던 30만대 판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만대 판매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팬택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자금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혹시나 모를 재고를 우려해 초기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지만 공급부족이 이어졌고, 그 사이 경쟁사들이 다른 제품을 출시하면서 관심에 멀어져 목표 판매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가장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마케팅도 중요하다. 소비자 눈에 가장 많이 띄어야 시장에 연일 쏟아지는 다양한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택의 경우 아임백의 초기 물량 조절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마케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삼성, 애플 등 마케팅에 막대한 물량을 투입하는 기업들과 좁은 한국 시장에서 같이 경쟁해야 하는 환경 탓도 있다.


팬택이 동남아 진출을 결정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팬택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한국 시장은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처럼 하이엔드 제품과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팬택과 같은 중견기업의 설자리에 한계가 있다.
동남아 시장은 딱히 내세울만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없기 현지 사정에 밝은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아 지원을 받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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