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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中 위선 꼬집은 매케인, 구구절절 옳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0 17:10

수정 2017.01.20 17:10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놓고 전선이 확대됐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사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보복조치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다. 그는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처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에 대해 온갖 비관세장벽을 쌓아올리고 있는 그의 행보를 '위선'으로까지 몰아붙이면서다. 중국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힘자랑이 아니라 국제 기준에 맞는 개방적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다.

매케인은 '중국의 한국 괴롭히기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면서 사드 보복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시 주석의 다보스포럼 연설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로 전세기 운항 중단, 한국산 화장품 수입 금지, 그리고 한국 음악 불법화 등을 거명했다. 어찌 보면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준 형국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자유무역 예찬에 국제사회가 왜 냉소하는지 되짚어봐야 할 게다. 미하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도 "중국은 언행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지 않았나. 시 주석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꼴"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신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비판했다. 하지만 중국은 춘제(설)에 즈음해 한국행 전세기를 불허해 관광객의 발을 묶는, 그야말로 이율배반적인 선택을 했다.

더욱이 화장품은 고사하고 한국산 양변기 수입까지 통제하려는 마당이니 "세계화의 수호자와는 거리가 멀다"(월스트리트저널)는 비판을 받는 게 아닌가. 이 와중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할 낌새다. 중국이 경제보복 수위를 높일 게 아니라 "사드는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 북한을 돕고 (핵.미사일 개발을) 방조했기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라는 매케인의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이유다.

다만 우리 입장을 역성 드는 매케인이 고맙지만, 뭔가 찜찜한 것도 사실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터에 중국이 한.미.일 협력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우리를 더욱 압박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런 맥락에서 롯데그룹이 예정대로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니 다행이다.
정치권도 이럴 때일수록 내부 단합의 중요함을 인식해 총부리를 안으로 돌리는 일은 삼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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