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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업계 'AI 전쟁' 전열정비 완료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0 17:15

수정 2017.01.20 17:15

SKT, 싱크탱크 조직 통해 '누구' 서비스 고도화 추진
KT, AI 테크센터 신설.. 서비스 상용화 이끌어갈듯
LG U+ 실리콘밸리 인재 영입.. 스타트업 지분투자도 검토
스마트홈·스마트카 등 연결.. 생태계 주도하려는 목적
이통업계 'AI 전쟁' 전열정비 완료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플랫폼' 강화를 위한 전열 정비를 마쳤다. AI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물론 국내외 AI 관련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 고도화에 나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서비스 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AI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게 이동통신 3사의 공통 전략이다. AI 플랫폼에 각사의 모든 서비스를 총 망라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등 미래 먹거리를 관통하는 핵심 무기로 AI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T, 싱크탱크-사업본부-전문가 그룹 통해 AI 역량 강화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총 세 가지 트랙으로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싱크탱크인 종합기술원 산하 미래기술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직속으로 신설된 플랫폼사업부문 아래 '누구(NUGU) 사업본부'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서울대 장병탁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 그룹인 '누구나 주식회사(가상회사)'가 바로 그것이다.


박명순 원장이 이끄는 미래기술원에서는 AI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R&D가 이뤄지고 있다. 미래기술원이 지난 2012년부터 연구해온 AI 및 음성인식 기술 등은 SK텔레콤의 음성인식 기반 AI비서 '누구(NUGU)'에 적용됐으며, 현재는 누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에 대화면(터치 스크린)을 탑재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또 세계적 로봇 석학인 코넬대 가이 호프만 교수와는 AI 기반 스마트홈 로봇 'Vyo(브이요)'를 개발했다. 브이요는 내장 렌즈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의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소형로봇이다. 여기에 감성인지능력까지 더해 이용자의 심리를 고려해 작동하는 게 강점이다.

또 누구사업본부와 누구나 주식회사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과 인터넷TV(IPTV) 'Btv' 등 SK텔레콤의 각종 서비스를 누구에 잇따라 탑재, 서비스를 고도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누구는 스마트 스피커를 넘어 차량 탑재용과 소셜 로봇, 신체부착형 기기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될 계획이다.

■KT, 융합기술원 내 'AI테크센터' 신설… 임직원 전문성 높여

KT도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융합기술원 내 서비스연구소에 AI 전략수립 및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AI 테크센터'를 신설했다. 'AI 테크센터'는 KT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해 AI 서비스 상용화를 주도한다. 또 각 부서와 협력해 임직원의 AI 기술역량을 키우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KT는 그동안 음성인식 기술과 딥러닝(인간의 뇌 활동과 유사한 심층학습) 등을 장기간 연구해왔으며, 이를 IPTV와 결합한 것이 바로 '기가 지니'다. 기가 지니는 IPTV 셋톱박스에 AI비서를 탑재한 형태로, TV시청과 음악 감상은 물론 일정관리, 스마트홈 제어, 영상통화 등을 음성명령만으로 누릴 수 있는 게 강점이다.

■LGU+, 美실리콘밸리 인재 영입 등 '개방형 혁신' 통해 추격

LG유플러스 역시 신규 사업 발굴 담당인 FC(future and converged)부문 내 'AI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전문인력 수십명을 배치했다. LG유플러스는 특히 AI 서비스 사업부의 인재 풀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12월 권영수 부회장 취임 이후, 'LG테크노 컨퍼런스'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석.박사급 엔지니어들을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딥러닝 기반 AI 기술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외 AI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전략적 제휴 방안도 꾸준히 검토 중이다. 이는 구글, 네이버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체가 취하는 개방형 혁신과 유사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LG경제연구원 이승훈 책임연구원은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플랫폼화해 스마트폰 산업을 혁신하고 생태계를 주도했던 것처럼, 최근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플랫폼화해 산업을 혁신시키며 자신들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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