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나이 많고 골다공증 있다면 살짝만 넘어져도 엉덩이뼈 '뚝'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7:27

수정 2017.01.22 17:27

아아아악! 넘어지기 쉬운 겨울철, 고관절 골절 조심하세요
골절 제때 치료 안하고 누워만 있으면 폐렴 등 2차 합병증 이어져
빙판길선 보폭 적게 걷고 실내서도 미끄럼 방지 매트
욕조 옆 손잡이 등 대비를.. 칼슘 많은 식품 섭취하고 체중 충분히 실리는 조깅.계단오르기 같은 운동
나이 많고 골다공증 있다면 살짝만 넘어져도 엉덩이뼈 '뚝'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과 운동량 부족으로 관절의 유연성이 많이 떨어진다. 특히 나이든 사람의 경우 살짝 넘어져도 고관절(엉덩이뼈)이 골절돼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져 조심해야 한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고관절 골절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9세 이하 7930명, 10대 1만8732명, 20대 1만1009명, 30대 1만350명, 40대 1만2307명, 50대 1만6808명, 60대 1만3523명, 70대 1만1738명 등이다.

특히 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는 고관절을 비롯한 국내 골다공증 골절 발생건은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10년 후인 2025년에는 2012년 2만8426건에 비해 173% 증가한 4만9234건으로 추정했다.


■골다공증, 골절로 이어져

넘어져서 골절이 생기는 것은 뼈가 그만큼 약해져 있다는 것이다. 50대 이상의 경우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 5명은 골감소증을 겪고 있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뼈의 양이 줄어들고 뼈의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하지만 흔히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릴만큼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척추, 손목, 엉덩이뼈(대퇴골) 등에서 특히 골절이 잘 생긴다. 잠깐 삐끗하며 반사적으로 땅에 손을 짚었다가 '손목골절'이나 구부리고 물건을 들어올릴 때 생기는 '척추골절' 등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시영 교수는 "골다공증, 골감소증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골밀도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남성보다 발병 위험이 크기 때문에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또 키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면 골밀도 검사 및 척추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관절 골절, 빨리 수술해야

특히 넘어져 고관절 부위가 붓거나 멍들면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연령에 관계없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관절은 다른 부위 골절에 사용되는 석고 고정과 같은 보존적 치료 적용이 어렵다. 따라서 고관절 부위의 골절이 발생한 경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2차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며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이 가능하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 환자들은 고관절을 다쳤어도 단순 허리통증으로 착각해 치료를 미루거나 참기도 한다. 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회복을 위해 오랜 침상생활을 할 경우 욕창, 폐렴, 패혈증 등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는 "넘어졌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골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골밀도가 낮아지는 60대 이상은 골절 확률이 크다"며 "낙상 후 골절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오랜 침상 생활으로 욕창, 폐렴, 폐혈증 등 2차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 수술을 받은 사람은 수술 후 2차 골절에도 주의해야 한다. 2차 골절은 대부분 첫 골다공증 골절 수술 후 1년 이내에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골절 수술 후 첫 1~2년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박 교수는 "수술을 받은 후에도 꾸준한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로 2차 골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에서는 발목과 무릎에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흔하다. 미끄러지면서 발목이 삐끗해 생기는 '발목 염좌'는 방치하다 만성 통증에 시달리거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낙상으로 무릎이 꺾이거나 돌아가면서 무릎 관절 안에 있는 연골판 또는 인대 등이 손상을 입는 경우에도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한번 손상된 연골은 회복이 힘들어 외상으로 인한 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며 "겨울철 넘어져 다쳤을 때는 별다른 외상이나 큰 통증이 없어도 반드시 병원에 와서 검사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뼈 건강 위해 칼슘.비타민 D 섭취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주변에 넘어질 수 있는 환경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자주 다니는 곳에 선풍기나 컴퓨터 전원줄 같은 선을 정리하고, 미끄러운 신발이나 굽이 높은 신발은 신지 않도록 한다. 또 겨울철 미끄러운 빙판길을 걸을 때는 보폭을 적게 해서 걸어야 한다.

고령자의 경우에는 낙상사고의 약 72%가 집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도 미끄럼 방지 매트나 카펫 등을 깔고, 화장실 바닥의 물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스티커 등을 붙이거나 욕조 옆에는 손잡이 등을 설치하도록 한다.

평소에 골밀도를 높이는 운동과 식습관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적절한 칼슘과 비타민 D는 필수다. 칼슘은 일일 800~1000mg의 섭취를 권장하며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우유나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과 잔멸치, 뱅어포, 물미역 등 생선이나 해조류를 자주 먹는 게 좋다. 또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만들어지므로 적당한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
등푸른 생선, 계란 노른자, 우유 등의 음식을 통해서도 비타민 D 섭취가 가능하다.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므로 뼈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워야 한다.
에어로빅, 조깅, 줄넘기, 계단오르기 등 체중이 실리는 운동(체중부하운동)은 1주일에 5일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하고 척추에 압박을 가하지 않는 자세로 하는 요가, 체조 등이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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