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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년 셋 중 한명 백수라는데.. 통계청 실업률 여전히 9%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30 17:30

수정 2017.02.15 10:52

'9.8% vs. 34%'
작년 청년실업률 무엇이 진실일까
미래부, 니트족·임시직 포함하자 34%로 치솟아.. 부처간 실업률 4배 차이
[단독]청년 셋 중 한명 백수라는데.. 통계청 실업률 여전히 9%대

정부의 공식적인 청년실업률 통계가 벼랑 끝에 몰린 젊은 층의 일자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정부내에서 제기됐다. 현재 공식 통계에서는 제외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니트족(일할 능력이 있는데로 쉬고 있는 청년층을 지칭)', 36시간 미만 비자발적 비정규직 등도 '사실상 실업자' 범주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 작성 주무부처인 통계청은 이같은 범주를 포함한 실업률 통계는 국제기준에 어긋난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처간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3면>
체감 청년실업률 지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정부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 창조일자리팀이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창조일자리팀은 지난 1월 한국산업기술대 박철우 교수와 체결한 '청년고용체감지표 설계·연구'에 대한 정책 연구용역 결과를 최근 받았다.


용역결과물에는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공식 청년 실업률(15~29세)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노동기구(ILO) 저활용지표를 활용해 체감가능한 청년고용지표를 도입하고, 전국 각 지역별로 청년층 고용상황을 '맑음·흐림·갬' 등 날씨로 표현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고 있는 공식 실업률 지표가 실제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진의 지적이다. 니트족과 비자발적인 비정규직, 급여가 낮아 이직을 희망하는 청년층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숨은 실업자'를 포함하면 최악의 경우 체감 청년 실업률이 34%대(2015년 기준)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청년 3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다. 연구진은 제대로 된 체감실업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층 및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고용 정책에 담아야만 취업률과 취업의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정의하는 공식적인 청년 실업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하며,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실업 상태인 인구'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공식 청년실업률은 9.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이 주장하는 체감실업률과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민간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6월 체감실업률을 34.2%로 추정한 적이 있다.

통계청도 ILO 권고에 따라 공식 실업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실업자의 범위를 넓혀 고용보조지표 1·2·3을 발표하고 있지만 괴리는 여전하다. 실제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의 임시일자리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 입사시험 준비자 등을 포함, 실업자 범위가 가장 넓은 고용보조지표3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 체감 청년 실업률은 22.6%(2015년 8월 기준)다.

사실상 정부 부처 내에서도 통계청이 발표하는 청년실업 지표가 여전히 체감과 괴리가 크다는 인식을 보인 셈이다. 미래부도 실업자의 정의를 현재보다 넓혀 고용보조지표를 추가로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의 경우 공식 실업률 지표인 U3와 함께 구직단념자와 한계근로자, 경제적 이유로 인한 파트타임 취업자를 모두 실업자로 간주하는 U6 개념을 병용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쓰는 여러 통계지표를 현재보다 확장하면 청년들이 체감하는 상황이 더 와닿을 것"이라며 "청년 고용과 관련된 기획재정부, 통계청, 고용노동부 등 유관부처에 이같은 결과를 제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경준 통계청장이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의 발표가 나온 직후 "통계의 기본이 안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는 점에서 부처간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 청장은 '비자발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과 비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하는 '그냥 쉬었음' 인구를 실업자에 포함시킨 것은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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