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올해 채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간 특정 시기에 집중되던 기업들의 채용일정이 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대기업의 변화였다. 올해 역시 3월(29.21%)과 9월(49.12%) 경에 채용을 진행하는 대기업 비중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했다. 하지만 소위 '비시즌'으로 인식되는 7~8월과 12월 경의 채용 진행 예정 비율이 각각 28.57%과 33.33%로 낮지 않음을 감안해보면, 영원할 것 같았던 취업시장의 '시간법칙'이 흔들리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중견기업의 채용시기 분포도 흥미롭다. 6~7월새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다소 몰려 있긴 하지만, 대체로 완만한 굴곡을 그리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대졸 신입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과의 채용 경쟁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듯 연초와 연말에 한껏 몰려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채용시기가 연중 고루 분포되는 경향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들의 채용시기 역시 자연스레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조사기업들에 올 한 해 어떤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할지 물었다. 전통적으로 선호되던 대규모 공채를 채택할 것이라는 응답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단 12.10%의 기업만이 '공채'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방식은 '소규모 수시채용(46.80%)'. 무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었다.
기업규모별는 올해에도 대기업은 정기채용 위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하는 비중(42.0%)이 높았으며, 소규모 수시채용만을 진행한다고 밝힌 기업은 8.0%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한 대기업은 무려 절반(50.0%)의 비중을 보였다. 올 한 해 대기업들은 공채를 근간으로 두되, 실무에 바로 투입해야 하는 공석이 발생할 경우 수시채용으로 보강할 전망이다.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공채'와 '수시채용', '병행' 이 3가지 채용 전략 각각에 거의 유사한 비중을 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응답률은 공채가 24%, 수시채용이 33%, 병행한다는 의견이 43%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은 비용문제뿐만 아니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입해야 하는 추가적인 리소스가 부담스럽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적은 인원을 그때그때 채용하는 수시채용(59%)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경향은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 트렌드 확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이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주된 이유는 특정 직무에 대한 인력 충원이 필요할 때, 불필요한 경영자원 지출을 최소화해 인재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인크루트의 조사결과는 거의 대다수의 기업들에서 수시채용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해당 직무에 대한 필요 역량을 미리 파악하고 어학능력이나 관련 자격증 등 직무와 관련한 항목들을 미리 갖추는 것이,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취업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등 상장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등'에 대해 온라인 메일 설문 및 일대일 전화조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정리, 분석한 것이다. 조사에 응한 918개 기업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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