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여의도에서] 보험경쟁력 강화 방안의 성공을 위한 제언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3 17:34

수정 2017.02.03 19:30

[여의도에서] 보험경쟁력 강화 방안의 성공을 위한 제언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얘기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고 입춘이다. 입춘이지만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여전히 아침기온은 영하이고, 낮기온도 영상으로 돌아선 지 며칠 되지 않은 터다. 바람도 쌀쌀하다. 봄이라기보다는 늦겨울 같은 느낌이다.

'춘래불사춘'은 보험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얘기다.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사전규제를 대폭 줄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0월 내놓은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본격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긍정적 효과는 체감하기 어렵다.

금융개혁의 한 갈래로 추진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상품 개발의 자율성을 높여 '붕어빵 상품'을 없애고 보험상품의 가격 규제와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부문 규제도 풀어 보험사들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2015년 10월 발표됐지만 사실상 지난해 본격 시행됐다.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보험사들은 앞다퉈 신상품을 내놓고 다이렉트(인터넷) 보험시장에 뛰어드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보험업계의 특허라고 할 수 있는 배타적 사용권 추이를 보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긍정적 효과가 눈에 두드러지게 보인다. 지난해 모두 15개의 보험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얻어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3개의 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내용이 똑같은 '붕어빵 상품'만 내놓고 영업 경쟁에만 치중하는 문제점을 고치려는 로드맵의 시도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로드맵이 성공을 거뒀다고,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를 억누르고 있다고 자평하기에는 이르다. 이런 긍정적 효과의 반대급부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보험료가 일제히 오르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난해 줄곧 보험료 인상이 이어졌다. 손해보험사들은 다이렉트(인터넷)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보험료를 내렸다고 하지만 말이다. 아울러 3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실손보험료도 마찬가지다. 실손보험료의 경우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인상했고 올해도 올랐다.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실손보험료가 20% 이상 올랐는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보험업계는 언제나 소비자, 소비자 보호를 외친다.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시행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험업계에서는 로드맵이 시행되고 궤도에 오르면 보험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로드맵이 본격 시행되고 그 기대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소비자보다는 보험사들이 혜택을 보는 것 같다.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으로 봄을 맞은 보험업계가 보험 소비자도 봄을 느낄 수 있도록 더 노력했으면 한다.
춘래불사춘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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