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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결제·정부지원·기업가정신.. 中 O2O ‘3박자’가 맞았다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5 16:59

수정 2017.02.05 21:57

성숙기 접어든 中 시장 위챗지불 등 결제도 대중화
모바이크 가치 1조2000억 텐센트 등 공룡기업도 가세
아직은 갈길 먼 韓 O2O, 배달앱 등 중개업이 대부분 고액수수료 논란도 걸림돌
정부지원보단 자생력 중요
소액결제·정부지원·기업가정신.. 中 O2O ‘3박자’가 맞았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이 비약적 발전을 이룬 데는 사업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가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사업환경이 적합하다 보니 적절한 사업 재조합을 통해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로 △소액결제 시스템 △정부의 치밀한 지원 △발군의 기업가정신 등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한국 O2O 서비스는 음식배달부터 홈서비스, 대리운전, 세탁 등으로 확대 중이라는 점에서 성장기에 해당한다. 특히 다수 기업들이 중개서비스 사업모델에 기반해 수익구조가 취약하고, 정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자생력 약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제방식 등 생태계 탄탄

중국 O2O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압권은 바로 편리한 지불결제 방식이다.
중국 내 각종 상품과 서비스 이용료 지불은 현재 중국에서 일상화돼 있는 모바일 결제인 위챗지불이나 즈푸바오 둘 다 이용 가능하다. 놀랍게도 정보기술(IT) 기기와 친숙하지 않을 것 같은 중장년층이나 일반 소매점에서도 모바일 지불결제는 일상사가 됐다. 스마트폰에 계좌번호를 한번 입력해두면 웬만한 상품서비스 계산은 모두 가능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오프라인과 연계시키는 작업에서 결제시스템이 갖는 비중은 막대하다.

일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치열한 사업구상과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기업가정신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자전거공유 사업 성공사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초기 중국 자전거공유 서비스는 공적자본이 투자된 공익사업이었다. 2008년 항저우에서 약 8만4000대(스테이션 2700곳, 2013년 기준)로 공공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2010년 에버세이프가 타이저우, 쑤저우, 상하이에서 공공 자전거시스템을 확대운영했다.

민간업체가 진출한 것은 2015년 오포에 이어 2016년 모바이크를 꼽을 수 있다. GPS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과 자전거 거치대를 없앤 발상은 민간기업이어서 가능했다. 모바이크는 중국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텐센트로부터 1억달러(약 1100억원) 투자를 받는 등 잇단 투자제안 러브콜을 받은 결과 기업가치가 한화로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HS애드 베이징법인 손호진 국장은 "정부나 서울시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할 경우 행정구역이 정해진 한정된 지역 내에서 실시하기 때문에 타 지자체와의 협의 문제와 표준화 문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민간기업의 경우 범지역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통일화 표준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 성공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O2O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2016년 '인터넷 플러스'를 통해 인터넷과 유통을 융합한 유통채널 구축을 지원키로 했다.

■3강중심 시장성숙기 진입

중국 O2O 서비스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서비스 가격은 낮아지고 소비자 만족도는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령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하면 31위안인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배달 앱 '어러머'를 통해 주문하면 배달료를 포함해 9위안에 살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치열한 저가경쟁 탓에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급기야 폐업하는 사례가 늘 가능성도 있다. 살아남은 대형기업이 경쟁력 낮은 소형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시장으로 변하는 길목에 있다. 알리바바의 소셜커머스 '메이퇀'과 텐센트의 '다종뎬핑'도 합병하는 등 거대 IT기업 간 전략적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 자생력 확보 시급

한국 O2O 모델 상당수는 중개서비스다. 중개서비스 사업의 경우 중개수수료가 주수입원이다. 그런데 배달앱의 고액수수료 문제가 골목상권 착취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수수료율을 10% 미만으로 낮추거나 수수료를 포기하고 광고수익에만 의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수익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특히 기존 전통적인 오프라인 서비스와 O2O 서비스 영역이 겹쳐 충돌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O2O 서비스 성공모델들은 차별화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발굴해내 자생력을 키워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국장은 "베이징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철역까지 가는 것만 해도 멀어서 이런 구간에 불법 삼륜차 시장이 만들어져 있다"며 "삼륜차 가격이 3∼5위안이라는 점에서 1위안 미만의 자전거 O2O 서비스가 대안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도 이제 출구시장 활성화 관점으로 넓혀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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