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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마트폰시장 좌우할 4대 키워드] AI비서 전쟁· 음성인식 시대· 中의 맹추격· 노병의 귀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5 18:06

수정 2017.02.05 20:17

삼성.LG.애플이 내놓을 새 스마트폰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로 격돌예고
목소리로 영화예매.음식배달 가능해져 터치 중심이던 스마트폰 기능 변화일듯
화웨이 등 글로벌 점유율 3~5위 차지 내수시장의 한계 넘고 성과낼지 관심
노키아, 이달 MWC서 '노키아8' 공개.. 블랙베리,'머큐리'로 마니아 공략할듯
[올해 스마트폰시장 좌우할 4대 키워드] AI비서 전쟁· 음성인식 시대· 中의 맹추격· 노병의 귀환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포화를 뚫고 생존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경쟁으로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를 기점으로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신제품.신기술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주도권 △터치에서 음성명령으로 바뀌는 스마트폰 사용자환경(UI) △중국 기업들의 약진 △노키아, 블랙베리 등 노병들의 귀환이 꼽히고 있다.

[올해 스마트폰시장 좌우할 4대 키워드] AI비서 전쟁· 음성인식 시대· 中의 맹추격· 노병의 귀환


■AI비서 시장 주도권, 누가 잡을까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할 가장 큰 화두는 AI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음성기반 AI 비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AI비서'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AI 서비스인 '시리' 개발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비브랩스를 지난해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3월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에 AI 비서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비스 이름은 '빅스비'로 예상되는데, 빅스비는 기존 삼성전자의 음성비서인 'S보이스'나 애플의 시리보다 더욱 음성인식의 정확도, 문맥 이해도 등이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지난해 부산에서 찍은 사진 보여줘"라고 한 뒤 "해변에서 찍은 사진만 골라줘"라고 이어서 요구하면 전후 문맥을 이해해 부산에서 찍은 해변 사진을 찾아주는 등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AI비서 서비스를 선보여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애플도 올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시리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킨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주도하며 약 10년간 모바일 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다. 올해는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애플은 시리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또 다른 혁신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11년 아이폰4S를 통해 처음으로 시리를 선보인 애플은 올해 출시할 아이폰을 위해 시리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지난해 11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기계학습(머신러닝) 학자인 루스 살라쿠트니노프 교수를 AI 연구팀장으로 영입해 자연어 처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지난 2015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들여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음성인식 관련 스타트업 보컬큐를 인수했다.

LG전자도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AI 비서 기능이 탑재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G6를 선보일 예정이다. G6에는 구글의 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이 지난해 말 직접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에 이미 탑재된 바 있다.

■터치→음성, UI와 생태계 변화

AI 비서는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다양한 기술 중 하나지만, 앞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행태를 대폭 바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 휴대폰은 무조건 키패드가 있어야 했다. 휴대폰 화면과 키패드가 공존하다 보니 휴대폰 기능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화면 자체가 키패드 역할을 하게 됐고 더 커진 화면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AI 비서는 음성을 기반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그동안 손가락을 이용해 터치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했던 그 동안의 사용자경험(UX)을 변화시킬 전망이다. 지금은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을 일일이 내려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영화예매를 하려면 영화관 앱을 열어서 보고싶은 영화와 영화관, 날짜, 시간을 일일이 선택해야 한다.

음성으로 동작하는 AI 비서가 앞으로 고도화되면 AI 비서를 부른 뒤 "○○영화관 ○○지점에서 오늘 오후 8시에 하는 ○○를 2장 예매해줘"라고 말하면 영화예매가 완료된다. 영화관 앱을 따로 내려받을 필요도 없다. 별도의 앱으로 존재하던 영화관, 피자집, 치킨집 등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AI 비서에 자동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中제조사, 내수한계 뛰어 넘을까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글로벌 시장에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은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5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지난해 4.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더 확대된 것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화웨이, 오포, 비보의 점유율 합은 총 22.7%로 1년전의 15.1%에 비해 7.7%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내수 판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 같은 중국 톱 제조사들은 높아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조금씩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대비 중국 내 판매량 비중은 55%로 2013년 67%에 비해 12%포인트 감소했다.

中 화웨이의 P9
中 화웨이의 P9


■노키아.블랙베리, 노병의 귀환

노키아, 블랙베리 등 한때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왕년의 스타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출시 전까지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세계 휴대폰 시장의 1위 자리를 지켰었다.

다만 이들의 '컴백'은 아직 완전한 형태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키아는 지난 2014년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다. MS는 지난해 초 노키아 브랜드를 버리고 노키아 기술을 자사 브랜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후 핀란드의 HMD글로벌이 10년간 이용 가능한 노키아 브랜드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9월 스마트폰 하드웨어(HW) 사업을 접고 소프트웨어(SW)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말 중국의 TCL과 브랜드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TCL은 2004년 프랑스 알카텔의 휴대폰사업부를 인수해 현재 북미 시장에서 알카텔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알카텔의 점유율은 9%에 달했다.


'MWC 2017'에서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각각 노키아8와 머큐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8은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835와 6GB 램(RAM), 후면 2300만화소.전면 1200만화소 카메라, 듀얼 스피커 등 프리미엄 성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베리의 머큐리는 블랙베리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키패드를 적용하고 지문인식 등의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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