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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통합 앞둔 다음tv팟 동영상 방치하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2 17:58

수정 2017.02.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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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다음tv팟 이용자 영상 개별 신청 안하면 삭제키로
"콘텐츠 확보 포기했나" 불만
카카오TV, 통합 앞둔 다음tv팟 동영상 방치하나

오는 18일 카카오TV로 통합되는 동영상 서비스 '다음tv팟'에 지난 10여년간 축적된 동영상들이 대거 삭제될 위기를 맞고 있다.

카카오가 기존 다음tv팟 이용자들이 일일이 자신이 등록한 동영상을 카카오TV로 이전해 달라고 신청하지 않으면 7월부터 다음tv팟 동영상을 삭제하기로 정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간단히 이전신청만 하면 동영상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은 "그동안 올린 모든 동영상을 일일이 확인해 이전 신청하는게 사실상 어렵다"며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카카오가 10년 이상 시간을 들여 확보한 이용자들의 동영상을 일부러 삭제한다는 것은 결국 콘텐츠 확보를 포기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6월까지 이전신청 안하면 다음tv팟 동영상 못봐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8일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통합한 통합 카카오TV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오는 6월30일자로 다음tv팟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오는 18일부터 다음tv팟의 동영상을 통합 카카오TV로 이전하도록 이용자들의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기존 다음tv팟 이용자는 오는 6월 30일 이전까지 반드시 카카오 계정으로 전환한 뒤 동영상 이전신청을 해야 한다.
이전신청을 하지 않으면 7월부터는 다음tv팟의 동영상은 모두 삭제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2006년부터 운영된 다음tv팟에는 너무 많은 동영상이 등록돼 있기 때문에 모든 영상을 카카오TV로 이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tv팟 이용자들에게 공지, 메일 등을 통해 이전신청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신청한 이용자들의 영상은 모두 카카오TV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측은 다음tv팟은 다음 계정을 이용하고 카카오TV는 카카오 계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동의나 계정 연동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임의로 자기들이 동영상을 옮길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용자들 "10년간 축적된 동영상 다 버리겠다고?"

하지만 이용자들은 다음tv팟에 등록된 동영상 콘텐츠를 카카오TV에서 활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카카오TV도 다음tv팟과 비슷한 동영상 플랫폼이고 결국 동영상 플랫폼의 경쟁력은 많은 동영상 콘텐츠인데 카카오가 굳이 다음tv팟 영상을 삭제하는 것은 콘텐츠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것이라는게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또 이전신청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 이용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상이 삭제될 수도 있다.

한 이용자는 "유튜브가 국내에 진출하기 전부터 서비스되던 다음tv팟에 오래된 영상 자료들이 많다"며 "기간 내에 이전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런 영상 자료들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모든 영상을 이전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이전신청을 한 영상만 카카오TV로 옮길 것이 아니라 모든 동영상을 카카오TV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을 원치 않는 이용자들이 있다면 그 이용자들의 신청을 받아 이전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구 다음tv팟 동영상' 이라는 이름으로 예전 카카오TV에서 서비스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다음tv팟과 카카오TV가 완전히 다른 별도의 서비스로 운영되다보니 통합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불편할 수는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것"이라며 "우리가 임의로 영상을 모두 이전하면 기존 다음 계정 이용자들이 카카오TV에 영상을 등록하기 싫다며 민원을 제기할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서비스 중단되면 이용자만 피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tv팟뿐만 아니라 향후 중단되거나 통합되는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이런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등록한 파일이나 사진, 영상 등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싸이월드가 미니홈피 서비스를 중단할때 미니홈피에 작성된 방명록, 일촌평, 쪽지 등을 백업받기 위해 수많은 이용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용자 접속이 폭주하면서 싸이월드는 백업센터 운영을 연장하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이나 통합 작업을 진행할때 사업자는 이용자들에게 자료 유지 방법이나 백업기능 등을 반드시 제공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중단 이후에도 일정기간 자료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용자들도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중요한 자료 등은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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