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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동통신협회 매츠 그랜리드 사무총장 "5G는 4차산업혁명의 혈관, 통신산업 정책적 지원해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2 19:41

수정 2017.02.12 19:41

성장절벽에 선 글로벌 통신사, 내수한계 넘어 개척할 시장으로 이통 가입률 낮은 '인도'지목
세계이동통신협회 매츠 그랜리드 사무총장 "5G는 4차산업혁명의 혈관, 통신산업 정책적 지원해야"

"정보통신기술(ICT)과 전통산업의 융합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통신사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중요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사회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국 정부는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해줘야 한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별로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통신업계가 지속적으로 통신망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1세대(1G) 아날로그 이동통신부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까지 지속적으로 통신망을 고도화하면서, 주파수 확보와 전국망 구축, 네트워크 운영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반면 유.무선 통신사업의 매출 성장은 둔화되면서, 이른바 '5G 투자 딜레마'에 직면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혈관' 5G 투자 독려해야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매츠 그랜리드(Mats Granryd) 사무총장(사진)은 1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통신업계의 CAPEX(설비투자) 규모가 9000억 달러(약 1035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통신사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새로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신산업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5G에 대한 투자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는 등 기술표준을 주도한다는 것은 그 위에서 구현될 커넥티드 카(ICT와 결합된 지능형 자동차)와 자율주행, VR.AR 기반 원격 서비스 등의 신산업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랜리드 사무총장은 또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5G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통신 사업자들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기대감이 높다"며 "5G를 통해 스키점프 등 주요 올림픽 종목을 360도 VR로 생중계하면 누구나 거실에서 5G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전 세계적으로 오는 2020년 상용화될 5G를 2년 앞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한국이 선도한다는 데 의의가 크다는 것이다.

그랜리드 사무총장은 "5G 무선기술 표준화를 위해 KT, SK텔레콤 등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5G의 성공여부는 모든 당사자들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최소한의 비용으로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 국 정부는 통신사에게 5G를 위한 전용 주파수를 할당하고 제조사들이 해당 고주파수 대역에 맞는 통신장비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5G 상용화를 위한 정책을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수시장의 한계 '인도 공략'으로 돌파하라

그랜리드 사무총장은 또 올해 통신업계가 주목해야 할 곳으로 인도를 지목했다. 이동통신 가입률이 전체인구에 절반도 안 되는 개발도상국이 급부상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이동통신망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36억 명인 전 세계 모바일 인터넷 가입자가 오는 2020년에는 47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사업자들도 모바일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기존엔 통신사업자들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나 네이버,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탄탄한 도로(이동통신망)만 깔아왔다면, 이제는 그 위를 달리는 최첨단 자동차(모바일 서비스)도 함께 만들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와 보안기술로 무장…시장 주도권 확보

하지만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과 라인을 비롯해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장악한 상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2012년 말 출시한 RCS 표준 기반 메신저 '조인'을 3년 만에 접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그랜리드 사무총장은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을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부상하면서 이동통신 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모바일 인터넷의 신규 사용자 대부분도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스마트폰의 모바일 메신저가 대화, 쇼핑, 간편 결제 등 모든 모바일 서비스의 관문이란 점에서 대화형 AI비서와 디지털 ID 등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랜리드 사무총장은 "AI는 챗봇(채팅형 로봇)을 시작으로 이미지 및 동영상 인식, 게임, 가상.증강현실, 원격 진료를 포함하는 헬스케어 등 활용범위가 매우 넓다"며 "AI와 더불어 디지털 신원확인 기술 등 보안 분야도 주목해 보다 안전한 모바일 환경을 마련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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