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충격의 삼성] 침통한 재계 "한국경제 위축 불가피"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7 17:45

수정 2017.02.17 17:57

대표기업 삼성의 경영공백.. 삼성뿐 아니라 국가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 SK·롯데 등 대책회의 소집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관련해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의 국제신인도 하락뿐 아니라 국가경제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감에 빠졌다.

17일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인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위기 고조 등 크나큰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는 악조건 속에서 우리나라 최대 기업의 총수 구속이 한국 경제에 미치게 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여파는 한 기업인의 구속과 기업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고, 전체 기업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고 기업가정신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형사소송법은 불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 원칙이 지켜지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지 모르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의 구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대외신인도 하락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도 "경영계는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건희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까지 겹쳐 삼성의 사업계획 차질뿐만 아니라 25만 임직원과 협력업체, 그 가족들까지도 불안감이 가중되는 등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모쪼록 삼성과 관련해 제기된 많은 의혹과 오해는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해소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의 최일선에 있는 국내 대표기업이 경영공백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고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국내 최대기업 총수의 구속 이슈가 글로벌 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관계는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지만 일단 최대교역국인 미국이 이번 구속을 빌미로 삼성을 해외부패방지법(FCPA) 대상으로 삼아 무역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가뜩이나 미국 우선주의를 최대 국정목표로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이슈를 어떻게 활용할지 예측이 안된다"고 걱정했다.

SK, 롯데, CJ 등 특검의 수사대상에 오른 다른 그룹들도 이 부회장의 구속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그룹은 이날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하면서도 향후 특검의 수사방향 등을 놓고 내부 대책회의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SK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 결정에 대해 언급하기가 적절치 않은 거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특검이 삼성 이외의 기업에 대한 수사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삼성 이외의 그룹들은 특검이 신청한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이 승인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고 밝혔다.
앞서,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16일 황 권한대행에게 특검 연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