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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리스크에도 굳건 할 '한우물 파는 기업' 투자하라"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9 14:28

수정 2017.02.19 14:28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

"시장이 요동칠수록 기본적인 투자원칙을 더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
한국의 가치 투자 대부로 불리는 이상진신영자산운용 사장(사진)은 19일 서울 여의도 신영자산운용 사장실서 인터뷰를 갖고 "한 우물을 파는 기업을 발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악재가 와도 회사가 망하지 않을 힘이 있으려면 뿌리가 깊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본업에 충실하고 항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가 타이어 기술을 개발하는 등 타이어에만 집중을 해야지, 타이어가 잘된다고 자동차 부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 회사는 위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자기 분야에 뿌리가 깊고 자기 결정권을 자기가 지니고 있는 회사는 어떤 위험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말했다.

이 사장은 이같은 사례로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를 꼽았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정유회사로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결과적으로 정유에만 집중을 해 이익창출력이 상당하다"며 "반면 포스코가 어려움을 겪은 주요 원인은 철강 때문이 아닌 70여개의 계열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중요시 하는 투자원칙으로는 '부채가 적은지 여부'다.

이 사장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차입을 할 수 있지만 일정하게 성장했으면 남의 돈은 안빌리는게 좋다"며 "이렇게 한우물을 파고, 부채가 적고, 주주한테 충실하고, 배당을 하려고 노력하는 회사가 주식회사의 본질임에도 이 것을 잘 지키는 회사를 발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북한의 도발, 요동치는 탄핵 정국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 사장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트럼프 당선에 대해서는 '트럼프 랠리'와 '트럼프 리스크'가 공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랠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으로 트럼트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안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둘을 와해시키면 캐나다나 맥시코는 악영향을 받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표 정책 중 미국 법인세를 낮추겠다는 것이 있는데 미국 기업 환경이 개선 돼 미국 경제가 활성화 되면 주요 수출국인 우리나라는 악영향보단 좋은 영향을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국 기업들은 현금 자산 보유액이 미국 GDP의 20% 가량일 정도로 큰데 이를 풀 경우 세계 경제는 더 활성화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당선 이후 북한의 핵 도발이 늘어나는 등 한반도 안보가 위협을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중국을 위협하다가도 얼마전 시진핑과의 통화에서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등의 튀는 행동은 여전히 예측불가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북한에 연일 강경발언을 하며 북한을 도발하고 동북아 안보에 대한 정비도 강화하는데 이는 분명 한반도에 불안요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마저도 만일 북한과 미국이 제대로 부딪혀서 핵문제가 차라리 해결되면 불안감이 해소될 수도 있다"며 "정치란 극적인 순간에도 해결점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다양한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올해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대한 업종을 눈여겨 볼 것을 권했다.

이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화학주, 정유주가 지속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동차 업종의 경우 3년 내내 아주 안좋은 상황인데, 올해는 현대차에서 4~5개의 신차 출시 소식도 들리고 이제 바닥을 찍고 반등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유동적으로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투자자들 모두 고민이 많을 것이다"며 "현재 추세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50%가 올랐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쉬는 국면에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측불가능한 점도 불안요소인데, 반도체 산업만 봐도 불과 6개월 전에는 이렇게 시장이 좋아질 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와 함께 갤노트7 베터리 발화 사건 이후 갤노트8의 성공여부가 관건인데 타이밍상 적절한지가 고민"이라고 언급했다.

이 사장은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올해도 여전히 중소형주가 안좋을 수 있지만, 중소형주 전체를 보기 보단 업체별로 탄탄한 지를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사모펀드가 공모펀드 운용 규모를 추월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랐지만 올해는 조정국면에 들어가 사모펀드 안에서도 잘나가는 펀드 상위 10%와 하위 90%로 나뉘는 한 해가 될 것이다"며 "다시 공모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만한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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