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페이경쟁 2라운드, 국내 넘어 글로벌로 간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1 15:54

수정 2017.02.21 15:54

국내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을 벌이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규모가 작은데다, 다양한 규제 때문에 핀테크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어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갈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15년 기준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5조70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6200억달러(710조89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이용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극대화된 구매 경험을 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IT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카카오는 21일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이하 앤트파이낸셜)으로부터 2억달러(약 2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 모회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약 4억5000만 이용자를 상대로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글로벌 진출 교두보 확보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와 손잡으면서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제휴를 통해 해외에 있는 알리페이 가맹점이나 알리바바 쇼핑몰에서도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거래액은 2350억달러(269조4275억원)로 미국을 제쳤다. 특히 중국은 오프라인상에서도 모바일 간편결제가 활발한 특징을 나타낸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오프라인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자 수는 1억9530만명에 이르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3억32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는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을 등에 엎고 각종 요금납부 금융 상품 가입, 오프라인 결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가 핀테크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며 "카카오페이가 지금보다 더욱 큰 마케팅 파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 규모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 규모

■삼성페이·라인페이도 글로벌 공략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 삼성페이 사용 가능 국가는 △미국 △중국 △싱가포르 △호주 △스페인 등 10개국에 이르고 있다. 향후에는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에서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된 삼성페이의 영역 확장을 위해 삼성페이의 온라인 버전인 삼성페이 미니를 1분기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페이 미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사용이 가능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로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라인페이는 최근 등록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에서는 이용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혜택이 담긴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발행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각국에 특화된 프로모션과 현지 은행 및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수수료로 수익보다 빅데이터 확보가 큰 수익
국내 IT 기업들은 모바일 간편결제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이들이 챙기는 수수료 수익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삼성페이의 경우 수수료가 0%로 아예 없다. 이러한 상황에도 국내 IT 기업들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영토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나름의 노림수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편리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모바일 메신저의 영향력 척도가 되는 가입자 확보에 주력한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라는 측면에서 국내 IT 기업에 모바일 간편결제 영역 확대는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이용자의 결제 패턴이나 행동 양식 등은 금융사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IT 기업들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획득한 개인정보를 분석해 보다 정교한 광고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알리바바나 텐센트, 구글, 애플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