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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이번엔 분노논쟁..安 선의논란 '急사과'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1 15:49

수정 2017.02.21 16:25

논란촉발 이틀만에 사과..책임정치 부각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간 민감한 '언쟁'이 지속되고 있다. 안 자시의 '선의' 발언 논쟁이 문 전 대표의 '분노' 논쟁으로 옮아가고 있다.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친노 적자경쟁을 벌이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사람간 논쟁이라는 점에서 각자 지지층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가 깔려있다.

하지만 안 지사는 자신의 선의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21일 결국 사과했다. 선의 논란이 촉발된 지 이틀만이다.

文-安, 분노 논쟁 2라운드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두 사람간 공개 논쟁은 뜨거웠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빠져있다"고 일침을 가하자 안 지사는 '분노는 피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며 반박하고, 이를 문 전 대표가 재반박하는 등 양측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문 전 대표측은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촛불민심의 분노가 정의 바로세우기에 있는 만큼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국정 실정을 아무리 반어법이라 하더라도 '선의'로 포장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는 즉각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캠프 인사들에게 "지도자로서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나느냐"고 반문했다.

문 전 대표의 분노가 인적청산과 정치적 보복의 형태로 이어질 경우 국가가 안정적 리더십에 의한 발전보다는, 또 다른 형태의 분열과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安, 논란확산되자 急사과…'책임정치' 부각
하지만 안 지사는 결국 사과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선의 발언' 논란과 관련, "마음 다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제가 그 점은 아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정치를 대하는 저의 태도는 어떤 분의 말씀도 액면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문제 해결도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건 아무래도 많은 국민께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예가 적절치 못했다"며 사과했다.

당초 '반어법적 표현'이라고 했다가 "계산 한 말도, 실수도 아닌 제 마음 속에 있는 제 말"이라고 '진정성'을 강조하며 정면돌파에 나서는 듯했으나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 내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서둘러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선의로 포장되면서 야권내 지지층의 반감이 확산되는 데다 지지율 상승을 견인해오던 중도층까지 '너무 나간 발언'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퍼지자 적극 봉합에 나선 것이다.

당내경선을 앞두고 여전히 '위력적인' 촛불민심에 대한 선명성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보이는 문 전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대연정 논란을 겨우 협치 리더십으로 진정시켜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지지률 상승을 견인했지만 선의 논란이 자칫 지지율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안 지사의 스타일답게 설사 '진의'가 잘못 전달돼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었더라도 대인배답게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책임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도 발빠른 사과의 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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