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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7 16:53

수정 2017.03.07 16:53

[여의나루]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

최근 중국 경제는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낮은 임금을 기반으로 세계의 제조업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빠르게 성장해오던 중국 경제는 2010년을 정점으로 하여 성장률 둔화를 겪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 들어 2010년까지는 대부분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지속되었으나 그 이후 둔화되기 시작하여 2012년에는 7%대, 2015년에는 6%대로 점차 낮아졌다. 이와 함께 중국의 대외무역 증가세도 낮아지고 있다. 2000년대 중국의 대외무역은 20∼30%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둔화되어 오다가 2016년 4·4분기부터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이러한 양적 변화와 함께 중국 경제는 질적 구조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저임금 노동력을 기초로 제조업부문에서의 가공무역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경제 성장의 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고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또한 제조업부문에서 석유화학, 철강 등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반도체, 휴대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투자 확대를 통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로봇 등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산업의 기술개발 및 산업화를 적극 추진하여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기술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는 대외무역을 통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가공무역 비중이 하락하고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둔화되는 대신 소비재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가공무역은 해외로부터 부품.소재 등 중간재를 수입해 중국에서 가공 처리하여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중간재 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최근 중국내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에 따라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해외로부터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0년 63.9%에서 2015년 53.4%로 하락하였다.

또한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외로부터의 자본재 수입수요가 줄어들고 소비재 수입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기계류 등 투자목적의 자본재 수입 비중은 2010년 16.2%에서 2015년 15.1%로 감소한 반면 소비재 수입 비중은 5.6%에서 9.2%로 증가하였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구조 변화에 따라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도 2010년 34.8%에서 2016년에는 -9.3% 수준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구조도 바뀌어 중국에 대한 전체 수출에서 가공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재화별로는 자본재 수출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중간재와 소비재의 수출 비중은 조금씩 높아졌다. 중간재 비중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한 것은 최근 반도체 등 일부 전자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 증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제1의 수출시장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는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고급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소비재 수출을 증대하고 성장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증대되어야 한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분야에서 한·중 기술협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중간재 및 자본재의 수출 증대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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