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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중도금 집단대출 막힌 주택시장 경착륙 위기"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9 16:54

수정 2017.03.09 16:54

주담대출 우량한데도 강한 규제.. 건설사들 분양 망칠까 속앓이만
규제 완화로 수요심리 되살려야
[인터뷰]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중도금 집단대출 막힌 주택시장 경착륙 위기"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한다. 가계부채 중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연체율이 일반 대출보다 훨씬 낮은 우량 대출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 않겠나."

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대한주택건설협회 이원식 부회장(사진)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주택시장의 냉각기가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과 집단대출을 금지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확대 적용 등으로 주택사업이 많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주택사업자들은 분양이 거의 완료되더라도 중도금 집단대출을 실행해줄 은행을 찾기가 어렵고 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해도 리스크관리 명분으로 과도한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등 주택사업을 위한 금융권의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면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확대 적용은 기존 주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쳐 주택거래 감소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고, 주택거래 위축은 신규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부터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가계부채를 단순히 총량적으로 억제하겠다는 정부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왜곡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어렵다'고 말하기도 힘들다는 속사정도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대형 건설사들은 이래서 어렵다고 밝히기라도 하지만 중견업체는 대출이 잘 안된다고 알려지면 이후 분양 등이 더 힘들 수 있어서 대놓고 말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최근 만나는 사람들마다 대출이 어렵다, 제2금융권은 물론이고 더 아래로까지 가야 한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최근 관련 단체들이 정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관계부처를 만나 입장을 전달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건설사의 부담이 분양받는 사람들에게 갈 수밖에 없고, 건설업 관련 종사자들이 많은 만큼 서민들이 또다시 고통을 짊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위축된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 주택경기 연착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실제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지난해 말부터 주택매매거래가 감소하고 청약경쟁률이 뚝 떨어지는 등 시장이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은행권에서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까지 확대할 예정으로 규제는 지속되고 있어 주택경기 침체, 나아가 경착륙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대내외적 불안요인들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규제는 주택시장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잇따른 규제의 결과라고 이 부회장은 분석했다. 그는 "국내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으로 주택 수요기반이 많이 약해졌고, 앞으로도 큰 폭의 경기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최저 수준인 금리도 어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주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경기전망에 대한 소비자동향조사 지수(CSI)도 9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년 후 주택가격전망을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데 100보다 작은 경우 주택가격이 떨어진다고 응답한 가구가 많다는 것이다. 주택소비심리 또한 크게 얼어붙은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대내외적 환경, 정부 정책기조, 주택수요심리 등 주택시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인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내수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수요심리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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