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유전자 검사, 질환당 최대 몇만원만 들이면 유전질환 알 수 있어

(5) 유전자 검사
[yes+ Health]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가 유전자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고 있다.
미국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지난 2013년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양쪽 유방 절제수술을 받았습니다. 졸리가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유방암 관련 유전자 'BRCA1'을 물려받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양쪽 유방 수술 후에는 유방암 발병 확률이 5%대로 떨어졌죠.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은 유전자검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유전자검사란 유전체(genome) 내의 변이 중 유전 질환과 관련된 변화를 검출하기 위해 DNA, RNA, 염색체, 대사물질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주로 혈액, 타액 또는 조직에서 분리한 세포로부터 DNA 등을 추출해 특정 질병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합니다.

처음 도입된 2002년에는 한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기 위해 수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질환당 몇만원, 적게는 몇천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됩니다. 특히 검사의 정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안티에이징.비만센터 전은혜 전문의는 "유전자가 100% 모든 것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며 환경과 습관에 의해서 건강상태 등이 변화할 수는 있다"며 "유전자검사를 통해 본인의 유전에 의한 병을 미리 알고 있다면 환경이나 습관도 이에 맞춰 변화시킬 수 있어 병이 발전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진정한 의미의 예방의학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유전자검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4대 중증질환과 관련한 134종의 유전자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했습니다. 이어 2016년 11월에는 암 및 희귀 난치질환의 진단, 약제 선택, 치료방침 결정 등 '환자 개인별 맞춤의료'에 유용한 유전자검사 120종 비급여항목에 대해 추가로 건강보험 적용을 결정했습니다.

또 지난해 6월 30일부터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특정 유전자에 대한 검사를 손쉽게 받을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생명윤리법을 개정하면서 42개 유전자에 대한 검사는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민간업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라고 부르는 이 서비스는 건강과 관계된 유전자는 물론 탈모, 모발 굵기 등 외모와 관련된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관건강과 관계된 유전자는 중성지방 축적 유전자 GCKR, 세포반응조절 유전자 DOCK7, 지질대사 관련 유전자 ANGPTL3,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 농도 유전자 BAZ1B, 에너지대사와 당질반응 유전자 TBL2, 간의 지방합성 유전자 TRIB1 등입니다. 이러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검사 의뢰자의 혈관건강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만 유도 유전자(FTP), BMI지수 증가 유전자 MC4R, 과식 유도 유전자 BDNF 등의 정보를 분석하면 살이 찌는 체질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습니다.

피부와 관련된 유전자는 대표적으로 콜라겐 분해 관련 유전자 MMP1과 멜라닌 색소 생성 관련 유전자 MC1R-1, 비타민C 흡수 관련 유전자 SLC23A1 등이 있습니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피부탄력 및 색소침착 등 피부상태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죠.

보통 유전자검사는 혈액을 채취하지만 DTC 유전자검사의 경우 검사과정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검사를 의뢰하는 의뢰자는 시험관에서 채취봉을 꺼내 자신의 입 속, 즉 볼 안쪽을 20초 정도 골고루 문지름으로써 상피세포를 채취할 수 있습니다. 채취봉을 시험관에 넣어 녹십자지놈과 같은 유전자검사 업체로 보내면 약 7일 후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