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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 76% "한국 게임 보이콧"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6 17:33

수정 2017.03.16 17:33

中 사드보복 확산
중국 최대 게임미디어社 한국 게임 이용 설문조사때 사드 설명하며 反韓 부추겨
反외산 감정 확산 대비해야
중국 네티즌 76% "한국 게임 보이콧"

중국 언론을 중심으로 반외산 감정을 부추기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중국 정부의 한국기업 규제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스스로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관영TV인 CCTV에서는 소비자의 날을 맞아 글로벌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방영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최대 게임미디어 포털사이트에서는 한국산 게임을 계속 이용할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76%가 한국 게임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중국 네티즌 "한국 게임 안할 것"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게임미디어 포털사이트인 17173.com은 지난 7일부터 중국 네티즌 4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산 게임 이용 여부에 대한 자체 설문을 진행, 응답자의 76%인 3만2000여명이 앞으로 한국 게임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결과를 밝혔다.

17173.com의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 게임의 판호(서비스 제공 허가)를 중단한 중국 정부가 판호 금지를 지속할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걱정이다.

중국 내에서 서비스되는 한국 게임은 온라인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의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로열티는 스마일게이트의 영업이익에 그대로 반영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 6619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이 3748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56.6%로 국내 게임사 중 단연 최고다.

■한국기업,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칼날 피해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3.15 판후이'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당국과 CCTV가 공동으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제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며 중국 내 이미지 추락은 물론 매출 감소 등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올해 방송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국 기업들이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한국 기업들은 방송에서 단 한 곳도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에 소비자 고발을 당한 기업은 일본 생활용품업체 무지, 일본 제과업체 가루비, 미국 나이키, 중국 온라인 중문백과사전 후둥바이커 등이다.

앞서 해당 프로그램에서 고발된 기업들은 애플, 맥도날드, 닛산, 니콘, 금호타이어 등이다. 이들 기업은 발표 직후 주가가 폭락함은 물론 중국 내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 사태 수습에 애를 먹었다.

■내부 대응책 마련 필요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정부 차원의 외국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민간영역까지 동원해 반외산 감정을 확산시키면서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될 것이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게임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게임 시장은 25조원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사들도 중국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사드 보복이 현실화되기 전 국내 게임사들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메이저 게임사들이 중국 신규 판호 금지 소문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는 이미 시장을 다변화한 영향이 크다. 온라인게임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만 놓고 보더라도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그치고 있다.

게임 IP만 팔아 로열티 수입을 챙기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게임 IP를 중국에 판매하고, 현지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중국 게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 웹젠은 중국에 직접 게임 수출을 하지 않았음에도 온라인게임 '뮤'의 IP를 판매해 상당한 로열티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게임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기 쉬운 시장이라 미리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다각화와 유명 IP의 판매 등은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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