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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은행들,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서 모조리 추방...불법 자금 유통 막히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7 17:18

수정 2017.03.17 17:51

북한 은행들이 세계 각국 은행들간의 국제적인 결제 및 데이터 통신망에서 모두 추방되면서 북한의 불법 해외 자금 유통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은행간전기통신협회(SWIF·스위프트)의 나타샤 드 테란 대변인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은행 4곳이 앞으로 "더 이상 스위프트에 접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차단된 은행들은 조선무역은행, 금강은행, 고려신용개발은행, 동북아시아은행까지 4곳이다.

스위프트는 지난 1973년 북미와 유럽 은행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비영리조직으로 각국 주요 은행들 간의 송금과 지급 등에 필요한 데이터 통신 시스템을 운용한다. 현재 200개 이상 국가의 1만1000여개 금융기관들이 스위프트에 가입했으며 스위프트가 운용하는 통신망 자체를 스위프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드 테란 대변인은 이번 차단에 대해 해당 은행들이 회원 약관을 어겼다고만 밝혔다. 그는 "국제적인 관심이 증폭되는 점"을 고려해 차단 사실을 벨기에와 유럽연합(EU)에도 알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전문가 패널은 관련 보고서에서 안보리의 대북제제 대상 은행들 가운데 7곳이 최근 스위프트에 접속해 국제 금융망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중 3곳은 보고서 발표까지도 여전히 스위프트를 이용하고 있었다. WSJ는 7일 보도에서 스위프트가 안보리의 지적에 따라 몇 주 전에 동방은행, 조선대성은행, 조선광선은행 3곳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다른 지적 대상이었던 압록강개발은행, 대동신용은행, 단천상업은행, 조선통일발전은행 4곳은 자발적으로 스위프트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위프트가 유럽에 있다 보니 대북제재에서 미국보다 유럽의 방침에 더욱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스위프트의 이번 조치가 유엔 안보리 패널의 보고서와 관계가 있다고 추정했다.
벨기에 재무부와 미 재무부 모두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미 공화당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이달 스위프트가 북한의 모든 은행 서비스 접근권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SJ는 미 의회 일부 의원들이 스위프트가 북한에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을 조사할 수 있는 법률적 장치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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