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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총데이] 네이버, 변대규-한성숙 체제 출범… AI·자율주행차 도전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7 17:30

수정 2017.03.17 17:30

글로벌 진출 속도 낼듯, 이해진 이사직 유지하며 네이버 유럽 공략 준비
김상헌 고문 맡아 경영자문
변대규 이사회 의장
변대규 이사회 의장

한성숙 대표
한성숙 대표


네이버가 변대규 이사회 의장, 한성숙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앞서 네이버를 이끌던 이해진 의장과 김상헌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났다. 외부인인 변대규 의장을 선임하고, 여성인 한성숙 대표 체제에 돌입한 네이버의 시도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같은 편법이 만연한 대기업들 모습과는 달리 '전문성'이라는 데 방점을 찍어 모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17일 경기 성남 본사사옥에서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한성숙 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등 총 5건의 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등기이사를 의미한다. 오후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변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한 내정자를 새로운 대표로 선출했다.


■변대규-한성숙 체제 출범

변 의장은 디지털 셋톱박스 등 정보기술(IT) 장비사업으로 글로벌 성공신화를 이룬 휴맥스 창업자로 국내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특히 대학과 연구기관, 벤처유관단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사회 의장이라는 직책 특성상 회사의 일상업무에는 관여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영진을 독려하고 회사의 의사결정을 주도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네이버의 글로벌 기술플랫폼 도약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네이버에서 서비스총괄을 맡으며 PC에서 모바일로의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다 단순 포털사업자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웹브라우저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서비스로 전환시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오는 28일 네이버의 향후 운영방안 등에 대해 직접 밝힐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보답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기술플랫폼으로의 도약과 창작자,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상생지원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상 창업주나 오너 일가들이 경영권을 독차지하고, 불법 혹은 편법으로 승계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네이버의 결단은 신선한 시도로 평가된다. 실제 네이버와 포털 양대 산맥을 이룬 다음 창업자 이재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가 한국 경제에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2선 물러난 이해진-김상헌

지금의 네이버가 있기까지 토대를 다진 이해진 창업자와 김상헌 전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났다. 이 창업자는 이사직만 유지하면서 네이버의 유럽 공략을 준비할 계획이다. 더불어 신사업 발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김 전 대표는 네이버 고문을 맡아 경영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기자들과 만나 8년간 네이버를 이끌었던 소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회사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던 시간이었고 글로벌 도전에도 성공해 보람이 굉장히 컸다"며 "네이버가 하는 일이 모든 이들에게 보탬이 되는 사업인 만큼 보람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창업자와 김 전 대표는 네이버의 지속성장을 주도해왔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매출 4조226억원, 영업이익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웹툰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신설법인 네이버웹툰 대표는 김준구 현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가 맡는다.
스노우 김창욱 대표와 네이버 채선주 부사장이 비상근이사를 맡으며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감사를 맡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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