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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의 소비자경제] 4차 산업혁명, 소비자가 자산이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3 17:02

수정 2017.03.23 17:02

[이성구의 소비자경제] 4차 산업혁명, 소비자가 자산이다

요즘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4차 산업혁명의 미래에 대처하겠다며 공약을 내걸고 있다. 지난해 세계 경제 리더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고, 마침 '알파고'라는 컴퓨터가 바둑 천재 이창호를 압도한 뉴스에 놀란 탓도 있어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등장이 가져올 변화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진 때문일 것이다.

산업사회는 지금까지 두 차례 산업혁명을 경험했고, 3차 산업혁명의 와중에 4차 산업혁명이 대두하고 있다. 1차는 '기계혁명'으로 18세기 후반 증기기관 등장 이후 가내수공업에서 공장 생산체제로 변화된 시기를, 2차는 '에너지혁명'으로 전력의 사용과 가전제품이 등장하는 시기를 말하며, 3차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의한 '디지털혁명'으로 현재도 진행 중인데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만물이 연결되고 입체프린팅, 신소재, 바이오테크 등 제조기술과 결합해 기계들이 인간과 대화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필요를 찾아 일하는 시대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혁명은 생산활동만이 아니라 유통, 소비에도 영향을 준다. 예컨대 과거 자동차와 대형 냉장고 보급이 소비생활의 지역적 범위와 1회 구매량을 확대해 도시근교 대형 할인마트 성장의 계기가 되었고, 인터넷에 의한 온라인쇼핑 확산은 유통업에 대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대량생산하고 구매를 부추기는 마케팅에 엄청난 노력을 들였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과정이 지능화되고 소비자 니즈가 실시간으로 읽혀짐에 따라 싸게 생산하는 기술 이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읽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엄청난 정보가 실시간 처리돼 소비자와 공급자가 언제 어디서든 거래할 수 있게 되고, 다수 공급자와 소비자가 기업조직이 아닌 네트워크로 연결된 공유 플랫폼이 등장하며 이들은 거래장터에 그치지 않고 결제시스템과 함께 마케팅과 관련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택시 한 대 없이 세계 최대 택시기업이 된 '우버'나 숙박 공유기업 '에어비앤비'에서 보듯 '개방.공유 플랫폼'이 생산과 유통, 소비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로 소비자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프로슈머 사회가 심화되고 기업가치는 더욱 더 소비자 관계에 의존하게 된다. 트렌드를 리드하는 소비자들이 공급자의 능력을 잘 평가하는 플랫폼에 유능한 공급자들이 모이고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애플은 디지털 혁명을 리드하는 소비자그룹을 기반으로 iOS와 아이튠스, 앱스토어 등 플랫폼을 운영하며 제조공장 하나 없이 큰 이익을 내며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한편 소비자들은 유통을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시킨다. 새롭게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가로수길, 홍대앞 등도 문화와 함께하는 쇼핑공간이다.
제조업이나 사무적 서비스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비자들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문화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성구 fn소비자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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