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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산업 이끌 '한국판 모빌아이' 키운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3 19:35

수정 2017.03.23 22:08

오토테크 M&A 열풍에도 국내는 '강건너 불구경'
국토부, 스타트업 현황 조사.. 글로벌 기업으로 지원사격
모빌아이: 이스라엘의 오토테크 스타트업
#. 모빌아이(Mobileye) 축하합니다. 이스라엘의 천재, 이스라엘의 자존심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3일 글로벌 반도체 업체 인텔이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약 17조 1727억 원)에 인수합병(M&A) 한다고 발표한 직후 올린 트윗
자율주행산업 이끌 '한국판 모빌아이' 키운다
정부가 '한국판 모빌아이' 육성을 위해 '오토 테크(Automotive Technology, 자동차 기술)'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지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구글, 우버, 바이두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자율주행산업을 빠르게 추격하기 위해서다.

특정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로는 '통신망.소프트웨어(SW).모빌리티 서비스'의 집합체인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독일과 일본에 이어 간신히 유지해 온 '자동차 수출국 빅3'의 위상도 최근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 "과연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에게만 자율주행 사업을 맡겨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가 '2020년 부분 자율주행차 상용화(레벨3)'의 일환으로 오토 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시동을 걸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부, 오토 테크 스타트업 현황 조사 착수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초 교통 데이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및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오토 테크 스타트업 현황 파악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국경과 업종을 초월한 '오토 테크 M&A 열풍'이 일고 있지만, 자동차 강국을 자임해 온 우리나라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내에도 클라우드컴퓨팅을 기반으로 자동차 SW 개발도구를 공급하는 등 오토 테크로 분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몇몇 있지만, 대다수의 업체들은 특정 대기업의 하청업체처럼 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의 한 축인 차량공유 등의 서비스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각종 규제에 갇혀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세계 자율주행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퀀텀점프(대약진)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각종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국가적으로도 미래 먹거리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오토 테크 스타트업을 키워 함께 치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국내외 현황 파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등 완성차와 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모여드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일례로 도요타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자회사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를 설립, 향후 5년간 자율주행과 로봇 분야에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또 차량공유서비스 부문에서는 '도요타-우버', 'GM-리프트', '폭스바겐-게트' 간 전략적 제휴가 이뤄졌으며, 제너럴모터스(GM)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약 10억 달러(약 1조192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오토 테크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는 데 있어서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생태계를 함께 조성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GM과 구글 등은 자율주행 분야 오토 테크 스타트업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CT의 융합체인 만큼 선도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와 협업은 물론 관련 스타트업 및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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