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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자본 "韓 투자계획 취소" M&A시장에도 사드 악재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7 17:37

수정 2017.03.27 20:54

농상은행발전연맹 방한단.. 한국 투자투어 일정 연기
푸싱그룹도 한국 방문 미뤄
中자본 "韓 투자계획 취소" M&A시장에도 사드 악재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역풍으로 한국투자를 추진했던 중국 자본들이 잇따라 손을 떼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여행.관광 및 연예콘텐츠와 화장품 및 롯데마트 등 상품 규제에 이어 이제는 중국 자본 철수도 현실화돼 인수합병(M&A) 시장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자본인 농상은행발전연맹(중국의 농상 관련 은행을 회원사로 둔 단체) 방한단은 이날부터 금감원, 서울시청, 국내 주요 기업들을 둘러보는 투자투어 일정을 연기했다.

13개 중국 현지 농상 관련 은행 주요 VIP들로 구성된 방한단은 27일부터 금감원, 농협중앙회, 28일 서울시청, 삼성전자 수원공장, 29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거쳐 30일 제주도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들 방한단의 의전 등 공식일정은 한국대성자산운용이 추진해왔다.

그러나 사드 보복과 관련, 중국 정부의 입김이 거세지자 이들은 한국방문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농상은행발전연맹은 지난해 말 국내 운용사인 한국대성자산운용과 손잡고 중국 자본 최초로 국내 운용사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합작 운용사는 원래 한국과 중국이 각각 49대 51로 자본금을 출자해 시작할 방침이었지만 설립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한국대성자산운용 고위관계자는 "이들 은행이 보유한 자산만 해도 수백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방한 연기는 아쉽다"면서 "사드 관련 중국 정부 움직임이 유연해져야 그동안 진행한 투자일정 등의 윤곽이 다시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M&A시장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한 중국계 푸싱그룹도 애초 이달로 잡힌 한국시장 투자를 위해 추진한 방문일정을 4월로 전격 연기했다.


M&A 업계 고위관계자는 "푸싱그룹 고위관계자들이 이달 중에 방한해 국내 M&A 관련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한국시장에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M&A 딜을 살펴볼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IB업계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국내 금융사 등 주요 M&A 딜에서 그간 유력 원매자로 거론됐던 중국계 자본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 한국시장 투자를 꺼릴 수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과 함께 매각 등 투트랙을 진행 중인 ING생명,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금융 관련 딜은 중국계 자본들이 유력 원매자 1순위였는데 최근 흐름상 이들의 한국투자가 쉽지 않다"며 "국내 M&A 관계자들도 그동안 한국 M&A시장의 단골 큰손인 중국계 자본들의 행보가 끊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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