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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SF의 힘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09:40

수정 2017.03.30 09:40

[책을 읽읍시다] SF의 힘
SF의 힘/고장원/추수밭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엘빈 토플러)
SF가 예견한 미래는 많다. 1932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복제기술을, 1945년 아서 C.클라크는 지구촌 전체를 감싸는 통신서비스를, 1964년 아이작 아시모프는 '아이로봇'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실제 기술이 등장하기까지 모두 약 20~60년 빠른 일이다. SF가 시뮬레이션하며 미래는 이미 와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위대한 SF작가들의 선견지명을 보여주는 이 사례는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왔던 SF적 상상이 그저 막연한 공상으로 끝나지 않고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SF의 무한한 상상력은 그저 무모한 예측을 넘어 앨빈 토플러나 피터 드러커가 말한 '미래 상상' '미래 창조'에 가깝다는 말도 된다.

현재 ICT 업계를 주도하는 차세대 리더들은 자신의 신기술이 나온 발단으로 SF를 말한다. 1984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조지 오웰의 SF소설 '1984년'을 리메이크한 자사의 광고를 내놨다. 여기서 그는 "'빅 브러더'와 같은 거대 기업에 맞서 기술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간 우주개발사업의 선두주자 일론 머스크에게 SF는 인생의 고민해준 책이었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어준 원동력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우주는 우리에게 '노(NO)'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우는 온몸으로 대항하며 '예스(YES)'라고 외친다"는 말을 자신의 우주 사업의 모토로 삼았다.

이 책은 수많은 SF 작품들을 관통하는 미래 사회의 핵심적 과제를 10개로 정리했다. 인공지능, 유전공학, 우주개발, 세계화 등의 주제에서 최첨단 기술이 과연 어디까지 와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세계의 종말이라는 소주제를 통해서는 기술 발달의 대척점에 있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세계의 종말, 다른 존재, 금기의 위반, 유예된 죽음 등 대재앙을 다루는 각종 SF 작품들이 어떤 경고를 하고 있는 지를 말한다.
또 SF가 제시하는 미래의 인간이란 어떤 모습일지를 가늠하며 오늘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과학칼럼리스트이자 SF평론가인 저자는 SF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책에서 내내 강조한다.
우주 너머로 끊임없이 상상력을 넓혀온 SF는 언젠가 과학기술이 도달해야 할 꿈이자 도전이다. 미래를 위한 창조적 상상력을 알고 싶다면 책장 속 SF 책을 꺼내보는 것도 좋을듯.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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