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장심사' 앞둔 박 前대통령 자택 앞, 지지자들 "대통령님 못 보낸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4:20

수정 2017.03.30 20:44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지지자들이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지지자들이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형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지지자들은 오열했다.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형 자택 인근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30일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이처럼 혼란스러웠다.


■지지자들, "대통령님 절대 못 보내"
이날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300여명이었다. 전날부터 밤을 새우거나 이른 아침부터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비통한 듯 울며 비명을 질렀다.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영장기각", "고영태를 잡아라" 등의 구호를 크게 외쳤다. 또 박 대통령을 보기 위해 아파트 담장이나 벽 등 높은 곳에 올라가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자택 진입로에 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 길을 막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지지자들과 함께 친박계 핵심 정치인들도 총출동했다. 최경환, 유기준, 조원진, 윤상현, 이우현, 김태흠, 박대출, 이완영 등 친박계 의원 7명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제발 집에 오지 말아달라"는 박 전 대통령 측의 부탁을 받았지만, 각자 자발적으로 자택을 찾았다고 한다. 친박계 의원들은 자택 1층 앞 주차장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고,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씨가 자택 안으로 들어가 2층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9분께 굳은 표정으로 자택을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나타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그리고 에쿠스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자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을 절대 못 보낸다" 등을 외쳤고 울음을 터뜨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평상시와 같이 올림머리를 하고 남색 자켓과 같은 색깔의 바지를 입은 채였다. 차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주민과 지지자들 간 충돌키도
지지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으로 몰려들면서 통행에 큰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이날 경찰이 동네 주민들의 통행과 안전을 위해 바리케이트를 이용해 좁은 통로를 만들어뒀다. 그러나 몰려든 지지자들로 이 통로가 점령당하면서 출근과 등교에 나선 주민들은 빠져 나갈 방법이 없게 됐다. 때문에 곳곳에서 빠져 나가려는 주민과 자리를 지키려는 지지자들 간의 다툼도 벌어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조용한 동네였는데 며칠 동안 이러니 너무 힘들다"며 "주민들이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나가게 해달라는 것인데 그런 요구를 하면 태극기가 없다며 화를 내기도 한다. 동네 살기가 무섭기까지 하다"고 언급했다.

한 때 바이케이트가 쓰러지는 아찔한 사건도 발생했다. 바리케이트 사이 좁은 통로에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일부 지지자들이 바리케이트를 밀게 됐고 버티지 못하고 이내 쓰러진 것이다.
다행히 경찰들이 주변을 정리하면서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지지자들의 돌발행동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5개 중대 1200여명을 배치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자택 인근 도로와 인도 사이에 철제 간이담장을 설치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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