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조용병 회장에게 주어진 숙제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7:31

수정 2017.03.30 22:24

[기자수첩] 조용병 회장에게 주어진 숙제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재임기간 중 성과는 국내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공고히 한 것 외에도 법정공방까지 갔던 신한사태를 잘 해결하고 직원들의 상처를 어루만진 것을 들 수 있다. 당시의 아픔을 딛고 시스템에 따라 승계작업을 안정적으로 마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지난 23일 신한금융의 새로운 선장으로 공식 취임한 조용병 회장은 한때 계파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권'과는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후배 직원들을 포용하고 선배들로부터 내려온 신한 문화를 수호하려 했던 그의 의지가 결국 그를 회장 자리에 앉혔다.

한 전 회장은 이런 조 회장에게 신한사태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숙제를 남기고 물러났다. 회장이 바뀌기 직전인 지난 6일 신한사태의 한 축인 신상훈 전 사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나오면서다.


법정 공방이 마무리되면서 신 전 사장은 명예회복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은 당연한 권리이고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의 내부 기류는 이러한 기대와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신한금융 내부의 일각에서는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하는 것이 주주들의 반발을 사 배임죄가 제기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는 대승적인 입장에서 신 전 사장에게 스톡옵션 행사 권리를 부여하고 과거를 완전히 씻어내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징계를 받고 물러선 전직 경영진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던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를 결정해야 할 위치에 오른 조 회장도 난감할 것이다. 그의 뇌리에는 분열된 조직과 이를 추스르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가 분명히 남아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떠안겠다'며 희생했던 선배들의 당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는 "당시 조직을 위했던 선배들의 결심을 고려해 절차에 따라 하겠다"며 "스톡옵션 허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낙관적으로 생각하지도 말아달라"고 했다.

최종 결정은 내부 절차인 보수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내려진다.
그 결정에는 작은 논란의 불씨도 없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지배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신한금융의 시스템, 그리고 '신한 웨이'를 보여줄 시점이다.
조 회장과 이사진들의 명쾌한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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