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전통시장 '청년 상인' 꽃 피워야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4 19:19

수정 2017.04.04 19:19

[특별기고] 전통시장 '청년 상인' 꽃 피워야

창업의 목적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통해 지속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면서 5포 세대(생활고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입을 포기한 세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연신 갱신하고 있고 청년들은 취업 대신 창업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청년들의 요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청년창업 지원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지원이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데 반해 점포창업, 특히 전통시장 안에 비어 있는 점포를 활용해 창업을 지원해주는 '청년상인 육성사업'은 아주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청년상인 육성사업'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한때 큰 호황을 누렸지만 현대적 상권과 유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상인들의 평균연령도 57세로 고령화되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장사를 이어온 상인들의 장사 노하우와 변화를 위한 노력,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조금씩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전통시장에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이 합쳐지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갱소년, 고로케 삼촌, 미미베이글 등' 광주의 1913송정역시장에 들어서면 독특한 상호명과 함께 점포 주변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언론에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 1913송정역시장은 청년상인들의 창업을 계기로 광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장의 경우 창업한 점포 중 대부분이 폐업했다는 곳도 있으며 지금 현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장도 있는 게 현실. 전통시장 내 빈 점포라는 열악한 조건에 어떤 부분에서는 부모 연령대의 기존 상인들과 경쟁이 될 수 있는, 어렵고 또 생소한 환경에서의 청년창업은 그것이 정부의 지원이든 엔젤투자이든 '지원'만으로 성공이 보장될 수는 없다.

"정부에서 혈세를 지원하는데, 왜 그렇게 성공률이 저조하냐"고 지적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청년상인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실패의 경험을 한 것에 대한 가치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역경'을 거꾸로 읽으면 '경력'이 된다. 청년들은 비록 지금은 실패하지만 이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경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 기대한다. 전통시장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기회의 장소이자 도전해볼만한 가치를 지닌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고령화되는 우리 전통시장에 청년상인의 진출은 세대교체와 미래 잠재고객인 청년층의 유입을 위해 지금의 어려움은 겪어야만 할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 후, 바로 어떠한 결과를 기대하지 않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업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의 빈 점포 해결 및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정책은 정책의 스타트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보유한 소중한 자산인 전통시장에서 청년들의 창업성공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 비판보다는 응원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는 것은 어떨까.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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