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장미대선의 가시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6 17:25

수정 2017.04.06 17:25

[기자수첩] 장미대선의 가시

19대 대통령선거가 임박하면서 정국이 들썩이고 있다. 각 당의 후보가 최종 확정되고, 표심을 잡기위한 대선 레이스가 사실상 막을 올리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 관심도 어느 대선보다 뜨겁다. 현재 진행형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사상 첫 대통령 탄핵 등 감내하기 힘든 충격과 상처를 입은 대한민국을 환골탈태시킬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 시작과 함께 '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비방과 의혹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차기 국가지도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당위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자칫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대선이 조기대선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이런 걱정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권을 교체하려는 자'와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자' 등 정파와 이념으로 나뉜 세력들이 정면충돌,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정쟁과 대립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네거티브 공방은 본무대에 오른 후보 간 신경전은 물론이고 정당 간 다툼으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정치전문가는 "단기 선거에서는 네거티브 전략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더군다나 이번 대선은 '초단기 선거'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혼탁 선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을 일컬어 '장미대선'이라고 한다. 선거가 치러지는 5월이 장미가 가장 많이 피는 시기라 붙은 별칭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대선을 계기로 국가혼란을 끝내고 아름다운 장미처럼 대한민국이 새로 피어나길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점에서 장미가 화려함과 함께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라도 19대 대선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오직 '승리만을 위한 선거' '집권만을 위한 선거'로 전락해버린다면 국민은 장미의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또 한번 치유할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국민의 얼굴이 장미향 나는 '클린선거'를 통해 오랜만에 환하게 펴지길 기대해 본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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