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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희 우리미래 공동대표 "진짜 청년을 위한 정치.. 우리가 바꿉니다"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0 17:17

수정 2017.04.11 22:35

발기인 평균 27세, 가장 젊은 당
"진보-보수 가르는 것은 늙은 정치.. 평범한 시민 대변하는 정당 될 것"
[인터뷰] 김소희 우리미래 공동대표 "진짜 청년을 위한 정치.. 우리가 바꿉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계속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요. 기왕 시작한 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을 만들고 싶어요. 가장 오래된 젊은 정당, 그게 우리의 꿈입니다."

창당한 지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신생 정당의 포부는 당찼다. 30년 넘게 정당을 이어가겠다는 것, 그래서 다음 청년세대와 그다음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하겠다는 것. 당장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다짐보다 야무졌다.

'우리미래'는 지난달 5일 정당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발기인 평균 나이는 27세.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젊은 정당이다.

지난 7일 서울 사임당로 당사에서 만난 김소희 공동대표(33·사진)는 '청년을 위한 정치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우리미래가 출발했다고 했다.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단순 홍보수단으로 활용했을 뿐 진짜 청년을 위한 정치를 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 손으로 풀어보자는 취지였어요. 청년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지 못했으니까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 공동대표가 직접 정치에 나서게 된 것도 '누구도 나를 대변해주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권이 평범한 시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알바생의 설움을, 택배기사의 고충을 대변해주는 정당이 어딨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의도 국회가 지금 정치권의 모습 같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우리미래는 창당선언문을 통해 '투표하는 시민에서 정치하는 시민이 되자'고 밝혔다. "소수의 사람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지 말고 우리가 직접 바꾸자"는 것이다. 그는 "정치를 '그들만의 리그'로 여기는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정치는 내 삶에 대한 것"이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정치도 바뀐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의 정치를 부정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실정치 속에서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는 의미란다.

"우리미래 구성원을 보면 다들 평범한 사람이에요. 저도 직장을 다니면서 워킹맘의 고충을 지켜봤고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겪었죠. 누구보다 우리의 문제를 잘 알고 있는 건 평범한 사람 아니겠어요?" 그는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있고 자유한국당이 있듯 녹색당이 있고 우리미래가 있어야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김 공동대표의 생각이다.

그러나 창당은 쉽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청년당을 만들었던 일부 구성원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지만 현실정치의 문턱이 너무 높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현행 정당법상 주민등록번호와 자필서명이 들어간 입당신청서를 5개 시도당에서 각 1000명 이상 모아야 창당할 수 있다. 김 공동대표는 "정당을 만들면서 느낀 건 정치시스템 자체가 기존 세력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는 것"이라며 "대만은 3명만 동의하면 정당을 만들 수 있다. 제2의, 제3의 우리미래가 나오도록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지난 겨울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큰 힘이 됐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당원을 모집하는데 1937년생 할아버지가 다가왔어요. 내심 꾸짖으려나 긴장했는데 '우리 청년들이 바꿔야지'라며 흔쾌히 서명해주셨어요. 응원해주는 분들도 많이 만났죠." 발기인 1000명이 1억원의 후원금으로 시작한 우리미래는 현재 당원 8000명, 권리당원 1000명의 정당으로 성장했다.대선을 한 달 앞둔 지금 우리미래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 공동대표는 "청년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봐달라"고 했다. 그는 "단순히 취업이 안 된다고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라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청년문제가 청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새 대통령이 꼭 실천했으면 하는 정책으로는 '최저임금 1만원'을 꼽았다. 청년의 경제적인 독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차원에서다.

김 공동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미래를 진보정당으로 규정짓지 말아달라고 특히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면 다 진보냐. 어떤 면에선 진보적이고 어떤 면에선 보수적"이라며 "진보냐 보수냐를 가르는 것부터가 늙은 정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역과 이념을 떠나 우리에게 중요한 삶의 정치, 일상의 정치를 하고 싶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미래가 말하는 젊은 정치가 단순히 '젊은 사람이 주체가 된 정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 공동대표는 "주체가 젊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정당은 다양한 사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지금 원내 5당이 각자 다른 세력의 이익을 대변해주고 있느냐"면서 "정치가 바뀌어야 사회도 바뀐다"고 했다.
기성 정치권에 날리는 정치신인의 묵직한 한 방이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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