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승객이 미성숙해" 분노에 기름붓는 美 유나이티드항공 해명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1 14:33

수정 2017.04.11 14:41

"승객이 미성숙해" 분노에 기름붓는 美 유나이티드항공 해명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이는 가운데, 업체 측의 해명이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이는 9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에서 루이스빌로 향하는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탑승한 승객을 경비원이 강제로 하차시킨 사건이다.

10일 고든 베툰 전 유나티이드컨티넨털홀딩스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승객의 '미성숙한(immature)' 행동이 모두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은 전문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려고 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한 모두가 전문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이런 '장면'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 하차당한 승객의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찰리 호바트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도 "직원들이 승객에게 여러번 상황을 설명했지만, 자발적으로 내리려 하는 승객이 없어 '강제적인 하차 수속 상황'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피해 승객이 비행기로 돌아가 적합한 보호를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증명하지는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대변인은 또 미국 교통부의 규약을 따랐으며, 지방 법률 행정관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카고항공청은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이 표준운항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며, 용납되기 어려운 행위"라고 밝혔다. 미국 교통부도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사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나이티드항공의 모두를 화나게 하는 사건"이라며 "고객을 '재배치(re-accomodate)'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무노즈 CEO의 해명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매체 시카고트리뷴은 이에 대해 '무노즈 CEO가 직원들을 감싸는 편지를 보냈다'라고 평했다.

무노즈 CEO는 과거 고객 응대에서 불만이 생기는 이유가 '노사 협상'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노조와의) 협상으로 인해 직원들 간 적대감이 생겨났으며, 고객이 그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분석가와 소셜미디어 분석가 모두 이번 사건이 유나이티드항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10일에도 이 업체의 주가는 0.9% 올랐다.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항공주에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분석업체 '라이크폴리오' 창업자인 앤디 스완은 CNBC에 "(소셜미디어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이 많지만 기억할 것은 항공사 주식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는 점"이라며 "항공사들은 심각한 안전 문제가 아니라면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닝스타의 크리스 히긴스 항공사 분석가도 "투자자들은 이 뉴스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런 소식의 생명력은 짧으며, 항공사의 경영이나 재무 성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FT는 항공사 측이 부상을 당한 승객의 자세한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유나이티드항공의 슬로건은 '친절한 하늘을 날아라'라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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