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만 게임산업 발목 잡는것 아냐, 게임회사 정신차려야"

"게임업체들은 게이머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는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돈벌기에만 급급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
"게임업체들이 게임을 문화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최근 대선을 앞두고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완화 못지 않게 게임업체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게임산업의 가치를 하락시킨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규제만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니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규제가 게임산업 발전의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게임업체들 스스로 게임을 건전한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콘텐츠 생태계 진단과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규제 개선도 중요하지만 게임업체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법제도가 게임산업 옥죄기만 한 것은 아니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연구소 윤문용 정책국장은 "게임회사가 선이고 법제도는 악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게임회사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게임업체들은 법제도가 문제라고 하지만 되돌아보면 법제도가 게임산업을 발전시킨 부분이 있다는 것이 윤 국장의 설명이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콘텐츠 생태계 진단과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1년 시행된 이른바 '오픈마켓게임법'이다. 이는 모바일게임의 등급분류를 업계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만 열리지 않았던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렸다. 지금의 모바일게임 부흥의 시초가 오픈마켓게임법인 것이다.

아울러 윤 국장은 법제도는 사회적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규제가 문제라고 외치기 전에 왜 규제가 시행됐는지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규제만 문제 아냐
그는 "셧다운제, 고스톱포커류(웹보드) 규제, 결제한도 등 규제를 유발한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에 대해 업계가 자정적 노력 혹은 자율규제에 나섰는지 의문"이라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나서야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자율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규제 회피형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게임업계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안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의 세부시행규칙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2개월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국장은 "세부시행규칙에 대한 논의가 2달간 전혀 이뤄지지 않아 국회 법안 심의를 피하기 위한 면피 행위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현선 명지대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도 쓴소리에 동참했다.
최 교수는 "게임업체들은 규제의 전면 폐지만을 외치고 있는데 정작 학부모 등을 설득하기 위한 연구에 대한 투자 등은 전무하다"며 "주요 게임기업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도 "게임업체들이 게임을 문화콘텐츠라고 진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그들이 게임을 문화로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조차 게임의 문화적 의미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회장은 "자율규제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처음 시작은 미약하고 부족하더라도 자율규제를 시행하면서 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